이스라엘, 중재국 카타르까지 때렸다… 휴전 협상 '먹구름'

이스라엘 “카타르 내 하마스 정밀 타격”
카타르 “중재 이어갈 것… 향방 달라져”

Photo Image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 사진=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급 인사를 노리고 중재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에 공습을 가하면서 휴전 협상이 파국 위기에 놓였다. 가자지구 전쟁 2년간 카타르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중동 알자지라 방송·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카타르 수도 도하의 카타라 지구에서 폭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카타르 외무부는 하마스 정치국 요원들이 거주하는 주거용 건물을 노린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Photo Image
9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요원을 노리고 카타르 도하에 공습을 가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카타르 내에서 공격이 발생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는 “이번 공격은 국가 테러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지역 전체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격노했다.

이스라엘은 카타르 공습을 인정하는 한편, 정밀 무기를 사용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해명했다.

폭발이 일어난 직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군과 신베트는 하마스 테러 조직의 고위급 지도자를 겨냥해 정밀타격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정밀 무기를 사용했다”며 “하마스 테러 조직을 격퇴하기 위해 작전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번 작전이 '불의 꼭대기'로 명명됐으며 전투기와 무인기(드론)를 사용해 폭탄 10발을 투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작전에는 지난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의 방공망을 뚫는 데 사용한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I 등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부의장 칼릴 알하야의 아들과 보좌관 등 5명과 카타르군 장교 1명이 사망했다고 전하면서 “협상 대표단을 암살하려는 적의 시도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알하야 부의장은 하마스 휴전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인물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논의하던 도중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 사망자 명단에 알하야 부의장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하마스가 그간 지도자급 인사의 사망 사실을 몇 달간 은폐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 아라비야는 알하야 부의장과 또 다른 고위급 인사 자헤르 자비린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재국에서 발생한 공습으로 휴전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미국 CNN에 따르면 알타니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카타르의 외교적 중재는 우리의 정체성이다. 앞으로도 지역고 국민의 안정을 위해 역내 모든 문제에서 중재를 계속해 나갈 것이며, 공습이 이를 저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지만, 이번 공격이 “국제법뿐 아니라 도덕적 기준을 넘어섰다”면서 휴전 회담의 지형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휴전 협상을 이끌어온 미국 또한 이번 공격에 우려를 표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와 함께 평화를 중재하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용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주권국이자 미국의 긴밀한 동맹인 카타르 내부에 대한 일방적인 폭격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를 진전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마스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카타르의 수도 도하의 한 구역에 있었다”고 이스라엘 공습을 일부 두둔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카타르 국왕 및 총리와 통화해 공습 재발 방지를 약속받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공습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현지시간) 오후 긴급회의를 연다. 안보리 긴급회의는 알제리와 파키스탄 등이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엔 안보리 의장국은 한국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