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미국과의 협력을 발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조선업계가 노조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노사가 임금 인상, 정년 연장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갈등 장기화가 우려된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부터 18일까지 3일 연속 파업에 돌입한다. 16일은 4시간, 17일과 18일은 각각 7시간 파업을 전개한다. HD현대 조선 3사 노조 지회장도 HD현대 GRC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2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2차례 본교섭을 이어왔지만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12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격려금 500만원 지급 등이 포함된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타 조선사들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8개 조선사로 이뤄진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은 오는 17일까지 유의미한 제시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18일 4시간 이상 총파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는 노조의 본격적인 파업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과거 저가 수주 물량을 모두 털어내고 현재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성이 악화되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실적을 경영 실적으로 전환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미국과의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우방국에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맡기고 있다. 향후에는 법 개정을 통해 우방국에서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3척의 MRO 사업을 수주했고 HD현대중공업도 수주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함정 MRO 사업과 신조 건조는 기술력, 납기 등 상호간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된다. 만약 노조의 파업으로 국내 조선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다면 미국과의 방산 협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면서 “조선사에는 다양한 국가의 선주들이 상주하고 있는데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해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