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52개사 중 43개사 증액
작년 매출 증가율 5.5배 규모
맞춤형 상품 늘려 저성장 극복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 잰걸음

최근 유통가가 불황 탈출을 위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DX)에 힘을 쏟고 있다.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IT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유통기업이 가장 큰 IT 투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통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된 만큼,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고객 맞춤형 상품을 늘리고 소비자 유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30일 전자신문이 유통·식품·뷰티·패션·가구 등 52개사를 분석한 결과, 52개 기업 가운데 9개 기업을 제외한 43개 기업의 IT 투자액이 증가했다. 해당 기업들의 작년 IT분야 투자한 총액은 3조8703.2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약 3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임직원 수는 20만8201.45명으로 0.9% 늘어났지만, IT인력은 1만533.11명으로 7% 늘어났다.
가장 많은 IT 투자를 기록한 기업은 △쿠팡(1조8830.7억원)이다. 그 뒤를 △GS리테일(1887.8억원) △이마트(1536.6억원) △CJ대한통운(1483.7억원) △지마켓(1287억원) △CJ올리브영(1149.6억원) △SSG닷컴(872.8억원) △11번가(723.1억원)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691.8억원) △현대백화점(630.8억원) 등이 이었다
IT 분야 투자가 가장 활발한 업계는 e커머스였다. 10위권에 토종 e커머스 4사가 모두 포진되어 있었다. 쿠팡은 지난해 1조8830.7억원을 IT 부문에 투자했다. 전년 대비 약 60% 늘어난 수치로, 전체 매출의 4.6% 수준이다. IT 인력도 22% 늘렸다. 두 번째로 투자 금액이 많았던 GS리테일과 비교하면 약 9배 수준이다.
눈여겨볼 점은 오프라인 채널들의 IT 투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 8곳 대부분 전년 대비 10% 이상 투자를 늘렸다. 특히 GS리테일의 투자가 두드러졌다. GS25·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전체의 약 8~9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총 임직원 수는 2% 줄었지만, IT 인력은 약 21% 늘었다. GS리테일의 매출은 투자액 순위 3위인 이마트의 절반 수준이지만 IT 투자액은 더 많았다.
백화점(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 가운데서는 현대백화점이 투자액과 증감율 모두 가장 높았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전년 대비 21% 늘어난 630.8억원을 투자했다. 대형마트 이마트 또한 IT 부문 투자액을 전년 대비 42% 늘렸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약 169% 이상 투자액을 늘려 568.9억원을 사용했다. 오프라인 헬스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도 25% 이상 늘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앱 개발 등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유통기업들이 IT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IT 투자는 고객 유입을 활발하게 해 매출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식자재 기업 등 20개사 가운데 4곳을 제외한 16개 기업이 IT 투자를 늘렸다. SCK컴퍼니가 가장 IT투자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691.8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늘었다. 식품기업들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액 대비 IT투자 비중을 보였다.
식품사에서는 △CJ제일제당(626.5억원) △롯데웰푸드(430.7억원) △롯데칠성음료(344.1억원) △CJ프레시웨이(330.7억원) △농심(297.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위 7개사 가운데서는 매출이 약 30조에 육박하는 CJ제일제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출의 약 1%를 IT 투자에 사용하고 있다.
패션기업 7개사 가운데서도 2곳을 제외한 5개사가 IT 투자를 늘렸다. 가장 많은 투자는 LF로 392.4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LF는 전년 대비 9% 줄어든 수치다. 그 뒤를 신세계인터내셔날(343.9억원), F&F(256.5억원), 한섬(187.1억원)이 이었다. 이들은 각각 16%, 34%, 1% 늘었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이 줄었음에도 IT투자를 늘렸다.
뷰티 ODM 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전년 대비 50% 이상 투자를 늘렸다. 지난해 양사는 전년 대비 각각 71.5% 늘어난 108.6억원, 58% 증가한 161.7억원을 사용했다. 이와 같은 투자는 맞춤형 화장품 등 AI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영향이다.
최근 유통업계는 사업모델 고도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 활용 분야에 대해 투자하고 있다. 내수 침체 극복을 위해 AI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매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시장 구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디지털 역량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은 전년 대비 15% 성장하면서 전체 유통 매출 비중의 50.6%를 차지하며,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2조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미국 월마트부터 현재 유통 기업들이 가장 큰 IT 투자자”라며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해 맞춤형 쇼핑을 제안하는 현대에서 IT 투자는 유통기업들에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