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펫 기반 OLED 구동칩 도입
AI 전력 대응·디자인 변화불러
퓨어실리콘배터리·풀스크린도 관심
애플이 오는 2027년 출시할 아이폰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7년은 아이폰이 출시된 지 20년이 되는 해로, 애플이 '아이폰 20주년'을 맞아 대대적 혁신 기술 도입을 추진해 주목된다. 공급망에도 큰 변화가 감지돼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7년 내놓을 아이폰에 첨단 기술들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한 아이폰의 위상을 제고하고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 10주년을 맞아 '아이폰X'를 별도 출시하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최초 탑재, 물리 홈버튼 제거, 페이스 ID 도입 등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것과 같은 준비를 하고 있다.
가장 구체화된 계획은 핀펫 공정 기반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도입이다. DDI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픽셀에 구동 명령을 내리는 반도체로, 애플은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기존 DDI를 28나노미터(㎚)대 플라나 공정으로 만들어 왔는데, 이를 업계 최초로 핀펫 기반 16㎚ 공정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DDI 개편에 따라 OLED 디스플레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이 핀펫 기반 DDI를 도입하는 건 저전력을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으로 스마트폰에서 전력 소모량이 매우 중요해진 만큼 발광효율이 높은 OLED 소자들을 적용하고 동시에 디자인적으로 전에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주년 아이폰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협의를 조만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기술을 결정하는 회의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가질 예정이다. 두 업체는 아이폰 OLED 공급사들이다.
이 밖에 퓨어실리콘 배터리,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4면 벤딩(Bending)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개발 중이어서 최종 상용화될 지 주목된다. 퓨어실리콘 배터리는 흑연 대신 실리콘 100%를 음극재로 사용해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배터리 지속시간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UDC는 화면 아래에 카메라를 숨기는 것이며, 4면 벤딩은 베젤이 없는 풀스크린을 구현하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그동안 신기술을 업계 최초로 적용하기보다,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을 중시해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고 자사 제품에 최적화할 수 있을 때 도입했다”며 “하지만 아이폰X처럼 20주년 모델이 갖는 상징성 차원에서 과감한 첨단 기술 도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