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상당수가 눈 건강을 우려하면서도 질환 인식이나 예방 조치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력 손실 위험이 큰 당뇨 환자들 역시 정기적인 안과 검진 등 눈 건강을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슈는 한국을 포함한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8개국 눈 건강 인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설문은 2024년 8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40세 이상의 성인 435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국에서는 510명의 응답자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 약 절반(47.4%)은 시력 손상이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 10명 중 7명(71.9%)은 시력 손상이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8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아시아태평양 평균보다 20%포인트(p) 이상 높았다. 환자 뿐 아니라 시력 손상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대다수(92.6%)도 돌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3명 중 1명(32.5%)은 경제적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 응답자 97.4%가 눈 건강에 대해 우려된다고 답해 조사대상국(평균 90.5%)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응답자 중 연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비율은 22.7%에 그쳤으며, 15.8%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국의 안과검진 대기시간이 8.7일로 타 조사대상국 평균 13.7일 대비 짧은 의료환경을 갖췄음에도, 오히려 아시아태평양 평균(28.1%) 대비 낮은 안검진 수검률을 보인 것이다.
특히 시력 손실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서도 눈 건강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에 참여한 국내 당뇨병 환자 51.8%가 시력 문제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중 28.7%는 중등도 이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명 중 4명(39.7%)은 국내외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는 연 1회 정기 안과 검진을 받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안과 검진 경험이 전혀 없는 환자 또한 15.7%로, 아시아태평양 평균(10.8%) 대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고령화 등에 따른 눈 건강 위험 인지율은 69.2%로 APAC 평균 71.6%과 유사했으나, 망막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제 주요 실명 질환인 연령관련 황반변성(AMD),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망막정맥폐쇄(RVO)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31.3%, 39.0%, 63.4% (APAC 평균 28.6%, 41.5%, 58.8%)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영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망막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노년, 당뇨병, 심혈관질환 환자 등 망막질환 유병요인이 있는 분들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지키고, 소중한 일상생활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