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과 한화, LG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직류(DC)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DC로 전력을 공급하면 전류 전환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경우 막대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24일 서울 한화빌딩에서 한화 건설 부문, LG전자와 국내 최초 DC형 데이터센터 구축·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작년 11월 발족한 K-DC 얼라이언스의 첫 협력 사례이자 국내 첫 DC 배전 사업이다.
협약에 따라 3사는 데이터센터 서버·냉각설비 중 1㎿를 DC로 공급하는 '전력소비 절감형 데이터센'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데이터센터는 보통 교류(AC) 전력을 DC로 변환해 전력을 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DC를 직접 전력 설비에 공급하면 변환 손실이 최소화되고 냉각 효율도 개선된다. 전력 절감 효과는 10%에 이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9년까지 약 70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증설될 예정이다. 이에 필요한 전력 용량은 4만9397㎿로 DC를 적용할 경우 막대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 한전은 저전압 직류 송전기술(LVDC) 기반의 안정적인 DC 전력 공급과 기술 검증 및 제도 정비를 담당한다. 한화는 DC형 데이터센터를 설계·시공하며, LG전자는 기존 AC 기반 냉각설비를 DC 제품으로 개발하여 공급한다.
이번 협력은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전력 효율 향상이 중요한 시점에서'DC 밸류체인 생태계' 구축의 첫걸음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또한 DC 전력 공급과 DC형 빌딩 건축, DC형 전용 제품 개발을 연계한 복합 실증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사는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DC형 데이터센터를 국내외로 확산시킬 수 있는 표준모델로 정착시키고, DC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실증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실증이 아닌, 전력망의 근본적 혁신의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국내 최초의 DC형 데이터센터라는 타이틀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표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