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 창업 “3년 일해야 본전…절반은 투자금도 회수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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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가맹점 운영 후 투자금 회수 여부 및 기간

“초기엔 손님도 많고 장사도 잘되는 줄 알았는데, 매월 장부를 보면 허탈해져요. 월마다 빠져나가는 로열티가 적지 않거든요.”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매달 본사에 내는 브랜드 사용료와 광고 분담금이 매출 대비 과하다고 느낀다. 매출은 일정하지만 남는 수익은 거의 없다는 것 가장 큰 이유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514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외식업계 프랜차이즈 가맹점 운영 실태조사'를 조사한 결과, 전체 49.6%만이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절반은 회수 중이거나 회수하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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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을 회수에는 평균 2.6년(31.4개월)이나 걸렸다. 회수가 진행 중이라고 응답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평균 3년(38.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매출액으로는 '1000만원 이상~2000만원 미만'이 3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2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26.5%) △4000만원 이상(20.2%) 등이었다. 월평균 매출액 평균은 2669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프랜차이즈를 창업한 이유로는 간편한 창업 절차(41.4%), 가맹본부 지원 기대(18.7%) 등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운영 경험은 기대와 달랐다. 응답자의 62.1%는 현재 운영상황에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만족 요인은 대부분 '안정적 매출'(28.8%)에 집중됐다. 정작 정보 제공의 정확성(27.8%), 합리적 계약 조건(27.6%) 등은 평가가 낮았다.

가맹본부와 수익 배분에 불만도 많았다. 가맹점 절반 이상(55.3%)은 개점 이후에도 정액 또는 매출 기반의 로열티(43.0%)와 차액가맹금(39.4%)을 본사에 지속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액가맹금'이란 본사가 공급하는 물품의 가격에 붙는 이익을 말한다.

문제는 '구입 강제 품목'에도 있다. 소스(64.2%), 포장용기(59.5%), 냉동식재료(53.8%) 등 주요 품목을 본사가 지정하거나 직접 공급한다. 종이컵, 휴지 같은 소모품까지 본사에서 구매하도록 강제받는 사례도 34.5%에 달했다.

문제는 구입 품목 가격이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17.3%로 적지 않았다. 특히 차액가맹금이 지나치게 높다(63.6%)는 불만이 가장 많았고, 이어 △가격 산정방식 비공개(11.7%) △사전 고지 없는 계약 변경(10.4%)도 문제로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20.6%는 본사에 지급하는 금액이 '과도하다'고 느꼈으며, 부담스러운 항목으로는 △로열티(45.3%) △차액가맹금(37.7%) △광고 분담금(5.7%) △온라인 상품권 수수료(5.7%) 등이 지적됐다.

부당 경험을 겪은 비율도 17.7%에 달했다. △판매가격 강제(37.4%) △원재료 강매(33.0%) △계약 변경 불이행(25.3%) 등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조사에 응한 가맹점주들은 개선 과제로 정보공개서 공시제 도입(34.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정부·지자체의 정기적인 실태 점검(21.2%)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 강화(16.0%) 등이 뒤를 이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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