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움츠러든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인수합병(M&A)은 올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으로 대형 제약사들이 투자 재개 조짐을 보이면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언스트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과학 분야 M&A는 바이오파마 95건, 의료기기 36건 등 총 131건을 기록했다. 2023년 130건(바이오파마 81건·의료기기 49건)과 비슷하지만, 지난해 평균 M&A 거래규모가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로 42% 감소했다. 바이오제약산업 투자도 100억달러(약 14조6100억원)로 2023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규제 기조와 바이든 행정부 시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제약사들이 개발 초기 단계 기업 인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거래 단위가 줄었다.
분야별로는 인공지능(AI)이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기회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헬스케어 AI 분야 M&A는 87건으로 2023년 55건에 비해 32건 늘었다. 미국 리커젼 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 7월 영국 AI 신약 개발 기업 엑센시아 인수에 7억1200만달러(약 1조3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AI를 활용해 신약 발견·개발을 최적화하기 위해 관련 협업·인수가 급증했다”면서도 “AI는 운영부터 상업 전략까지 기업 가치사슬 전반에 이점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AI 활용 범위 확대로 기업 M&A가 더욱 늘어날 것임을 시사한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같은 새로운 치료법도 투자가 두드러진다. 특히 중국 기업 대상 투자와 인수가 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2023년 중국 그레이셀 바이오테크를 12억달러(약 1조7500억원)에 인수하며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노바티스는 상하이 아르고 파마슈티컬에게 임상단계 심혈관질환 리보핵산 간섭(RNAi) 후보물질을 총 42억달러(약 6조1200억원)에 매입했다. 중국 기업 대상 M&A의 43%가 ADC 관련 기업일 정도로 우수 기술에 관심이 높다. 다만 미·중 관계 불확실성은 변수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