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값이 온스당 340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말까지 금값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나오며, 금 관련 상품과 차익 실현을 위한 고금 매입부터 중고시장까지 금 거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21일(이하 현지시간)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404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3400달러선을 넘어섰다.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 29% 넘게 올랐고, 최근 10거래일간 저점 대비 14% 넘게 상승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돈(3.75g)은 59만175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금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금값 전망치를 상향조정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금 선물 가격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3300달러에서 3700달러로 높였다. 씨티은행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3개월간 금값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3200달러에서 3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안전 피난처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다”며 “미 연준 통화정책상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 가격 강세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연내 금 가격이 온스당 3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 상승 릴레이가 전망되며 차익 실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4월 1~16일까지 차익 실현용 고금매입 규모는 180억원이다. 이는 지난달 한 달 전체 고금 매입규모인 75억원의 두배에 달한다. 금값이 급등하며 차익 실현을 위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현재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고금 매입 규모는 3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금 중고 거래도 활성화하고 있다. 은행이나 금은방에서 금 판매나 매입 시 부가가치세와 세공비 등이 붙는 것을 아끼기 위해, 개인 간 거래로 향하는 추세다. 다만 전문가의 감정 여부나 중고 거래 사기 등의 우려가 있어 당근마켓은 100만원 이상 금품 판매를 금지하도록 제한을 걸었다.
금 거래 규모는 시장 기대감을 안고 연내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잔액은 1조원을 돌파,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골드뱅킹은 통장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 2023년 4월 말 5239억원이었던 골드뱅킹 잔액이 2년 만에 2배가량 급증하며 1조649억원을 기록, 올해 1월과 비교해도 3개월 만에 2300억원가량이 증가하며 안전자산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골드바 판매액 증가세도 매섭다. 이달들어 지난 17일까지 5대 시중은행 골드바 판매액은 207억원가량 판매되며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 팔린 99억4000만원 대비 2배 이상 판매액이 늘었다. 골드뱅킹 잔액과 골드바 품귀현상까지 지속되며 금 관련 금융 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