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상·로봇팔 기반 정밀수술로 암 치료 새 패러다임 열어
갑상선·전립선·자궁까지…로봇수술의 무한확장 가능성 제시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이 국립대병원 최초로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했다.
병원은 이를 기념해 최근 병원 대강당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각 진료과의 로봇수술 성과를 공유했다고 21일 밝혔다.
2007년 국립대병원 중 처음으로 다빈치 로봇수술을 도입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이후 △비뇨의학과 △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수술을 시행해왔다. 2020년 1만례를 넘어선 데 이어 2024년 말에는 연간 2500건 이상 수술 건수를 기록하며 올해 2만례를 돌파했다.
로봇수술은 고해상도 3차원(3D) 입체 영상과 자유롭게 회전하는 로봇팔을 통해 병변을 정밀하게 식별하고 절개·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어 빠른 회복과 낮은 후유증, 합병증 등 장점이 있다.
이번 2만례 달성은 단순한 누적 수치가 아니라, 각 진료과의 특성과 전문성이 결합된 의료 혁신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비뇨의학과는 2023년 단일 진료과로 로봇수술 1만례를 달성해 세계적인 위상을 인정받았으며, 전립선암 수술의 99% 이상이 로봇을 통한 최소침습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3기 신장암도 로봇부분신장절제술을 통해 5년 생존율 94%라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외과는 2008년 세계 최초로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바바(BABA) 방식 갑상선 로봇절제술을 시행했으며, 새로운 부갑상선 기능 보존 수술법도 개발해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2024년에는 쿠웨이트 현지에서 중동 최초 갑상선 로봇수술도 성공적으로 집도했다.
산부인과는 자궁과 난소를 보존하며 가임력을 유지하는 로봇수술에 집중해왔고, 자궁내막암·난소암 등 여성암 분야에서도 로봇수술을 활용해 수술 정확도와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내외 의료진 대상 교육을 선도하며, 2021년에는 지름 30cm에 달하는 자궁근종을 로봇으로 제거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기념 심포지엄은 △비뇨의학과 △외과·흉부외과 △산부인과·이비인후과 순으로 각 진료과별 로봇수술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송정한 병원장은 “로봇수술 2만례는 최소침습 수술 분야에서 병원의 선도적 위치를 입증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의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다양한 도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