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가 '갤럭시S25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 관세 등 신규 변수가 떠오르면서 2분기 실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증권가는 1분기 MX·네트워크사업부가 매출 약 35조원, 영업이익 약 4조원을 거둬 전사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가 분기 4조원 이익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1년 1분기(4조3900억원) 이후 4년 만이다.
잠정 실적 발표에서는 모바일(MX)·반도체(DS) 등 구체적인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는다. 증권가 예상치대로라면 삼성전자 MX사업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2.9%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은 올 1분기 출시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5시리즈 흥행이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갤럭시S25시리즈는 출시 직후 국내외에서 흥행몰이하며 전작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국내 판매량은 출시 21일 만에 100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이 기록은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 판매 신기록'으로 전작인 갤럭시S24 시리즈보다 일주일 빠르다.
특히 '갤럭시 노트 10'이 가진 최단 판매 기록(25일)보다 빠른 속도로 팔리며 삼성전자의 기념비적인 모델이 됐다.
다만 신작 효과가 빠지는 2분기부터는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유일한 2분기 신작 '갤럭시S25엣지'의 생산량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 관세 여파를 맞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베트남 46%, 인도 26%, 한국 25%, 브라질 10%, 인도네시아 32%의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세계 곳곳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서 만들어진다. 30% 가량은 인도, 나머지 20%는 한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우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분기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선출고 요구 역시 일부 존재했을 것으로 해석된다”며 “올 2분기 갤럭시S25 판매량은 800만대 이하로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며, 머지않아 공개될 것으로 추정되는 갤럭시S25엣지(슬림모델) 판매 확대가 전사 실적 개선을 위해 중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테크인사이츠 등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미국 판매 비중은 13.5%에 달한다.
업계 시각도 유사하다. 삼성전자 원가 절감 전략에 차질이 생기면서 MX사업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이 이어질 경우 미국 시장 내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면서 “외부적인 가격 인상 요인이 추가되면 삼성전자 스스로 관세를 흡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