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플랫폼이 국내 유통 지형을 흔들고 있다.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로 중소기업 절반은 진출을 고민하지만, 품질·지재권 불안은 여전하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같은 내용의 '중국 이커머스 국내 진출 확대에 대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제조·유통업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조사 결과 중국 이커머스를 현재 활용 중인 기업은 29.7%, 활용 경험은 없지만 향후 활용 의사가 있는 기업은 21.0%로 절반에 달했다. 반면 활용 경험도 없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49.3%였다.
중국 이커머스 국내 진출이 미친 영향에 대해선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24.7%로, '부정적'(15.3%)보다 높았다. '변화 없음'이라는 응답은 60.0%에 달했다.
긍정적인 이유로는 △온라인 판매 채널의 다변화(47.3%) △기존 유통망 대비 낮은 입점 수수료(16.2%) △원자재 조달 및 물류비 절감 등 비용 절감(14.9%) 등이 꼽혔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중국 제품과의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한 소비자 이탈(45.7%) △가품 유통에 따른 국내 브랜드 가치 하락(19.6%) △무관세·무인증으로 인한 역차별 피해(17.4%) △마케팅 비용 증가(8.7%) 등이 지적됐다.
중국 이커머스 확산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는 '특별한 대응 전략 없음'(63.7%)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국내 플랫폼 활용 확대(10.3%) △차별화된 제품 개발(9.0%) △가격 인하(8.7%) 등의 의견이 뒤따랐다.
향후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진출에 대한 전망으로는 '긍정적'(28.3%)이라는 응답이 '부정적'(26.0%)보다 다소 높았다. '변화 없음'은 45.7%로 조사됐다.
중소기업 다수는 정부가 중국 이커머스 입점 업체 대상 인증·검사 강화(34.7%)를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국내 이커머스 입점 기업 지원(수수료 인하 등)(32.3%) △해외 직구 제품의 통관 및 품질 검사 강화(26.3%) △지식재산권 침해 제재 강화(23.0%) △물류 경쟁력 강화(21.7%) 등이 뒤를 이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국 이커머스는 중소기업에 새로운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며 “중국 플랫폼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는 만큼 품질 인증과 검사, 지재권 보호 등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중소기업이 변화된 유통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