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국가가 AI 기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이 '딥시크(DeepSeek)'를 발표하면서 세계의 관심이 중국으로 쏠린다. 이 시점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경영정보학회와 한국경영학회, AI경영학회가 지난달 30일 서울 aSSIST 핀란드타워 아트홀에서 'AI Insights Forum: 글로벌 도전과 한국의 경쟁력'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산업적 측면에서 논의가 진행됐다. 양자컴퓨팅 기업 IonQ의 Ariel Braunstein 수석부사장은 “현재 세계는 양자컴퓨팅 전쟁”이라며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양자컴퓨팅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며, 한국은 더 이상 관망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LG CNS 장민용 상무는“중국발 공급과잉이 제조업에 큰 위협을 주고 있다”면서 “AI를 통한 제조 현장의 혁신(AX)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제조업의 AI 혁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윤경아 KT 상무는 “AI는 교육, 의료, 금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미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며 “이제 AI가 없으면 산업 경쟁력이 없다”며 다양한 현장 사례를 공유했다.
포럼에서는 규제와 정책적 관점의 논의도 이어졌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은 “딥시크와 같은 강력한 AI 모델이 등장함에 따라 우리 정부도 보다 체계적이고 빠르게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확충, 차세대 AI 모델 개발 등 다양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글로벌 AI 규제 흐름에 뒤처지면 큰 리스크가 발생한다. 사전에 규제 트렌드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질적 조언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국제적 관점에서 이야기가 이어졌다. 류성한 노팅엄대학교 중국 상학원의 교수는 “중국은 이미 AI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딥시크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도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전략과 지원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박사는 “딥시크가 열어놓은 AI 전쟁 2.0 시대에 맞서 한국도 '소버린(Sovereign) AI 전략'으로 기술 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제안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포럼은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염재호 부위원장이 축사를 맡았다. 염 부위원장은“중국의 딥시크 등장과 글로벌 GPU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AI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산·학·연·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AI 정책, 기업 전략, AI 규제 등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 한국 AI 산업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AI경영학회 조동성 회장, 한국경영학회 양희동 회장, 한국경영정보학회 이동원 회장은 활기찬 환영사로 포럼의 분위기를 돋웠다.
특히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AI 기반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번 포럼을 통해 AI 기술이 기업과 구직자의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시금 느꼈다”고 밝혔다. 포럼의 사회를 맡은 양성병 경희대 양성병 교수는 “AI는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발전할 것이며, 우리는 끊임없는 도전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원 한국경영정보학회장은 마무리하며 “AI 시대, 한국은 이제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당당히 나서야 한다. 오늘부터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이 포럼은 앞으로도 올해 연말까지 매월 개최된다.
정하정 기자 nse03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