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저하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접는 메타버스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 다음 물결은 메타버스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현실적 이유로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NHN에듀는 메타버스 기반 학습경험 플랫폼 '원더버스' 사업 부문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인력·사업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NHN에듀가 지난해 3월 정식 선보인 원더버스는 3차원(3D) 그래픽으로 가상세계를 구현해 스토리텔링 중심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NHN에듀는 서비스 출시 당시 '세계 최초' 라는 타이틀을 언급하며 공격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교육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런데 정식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접는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적 투자액만 200억원에 달하고 관련 인력도 개발자만 70여명 수준이었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점차 축소 분위기였는데 상반기 중 서비스 자체를 아예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NHN에듀가 메타버스 교육 시장과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했을 때 당분간 수익 실현이 쉽지 않을 것을 염려해 사전 정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NHN에듀 관계자는 “시장 환경의 변화 등 서비스 운영의 지속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NHN에듀 법인 전체의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원더버스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면서 “이달 말부로 서비스가 최종 종료될 예정이며 이용중인 고객사 대상으로 사전 공지와 환불 조치 등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 새 NHN에듀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관련 여러 서비스가 종료 수순을 맞았다.
이 시장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4년 간 운영했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이달 말일자로 종료한다. 앞서 KT(메타라운지)를 비롯해 컴투스(컴투버스) 등 주요 통신·게임사와 서울시(메타버스 서울), 강원특별자치도(버츄얼 강원) 등 지자체도 서비스를 정리했다.
메타버스 열기가 식으면서 신사업을 추진했던 곳들도 재빠르게 사업을 접지만, 일각에서는 메타버스 사업을 지속·강화하는 분위기도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이노베이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 중이다. 최근에는 초실감형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하며 게임 콘텐츠 영역을 강화했다.
최용기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시장 주도 세력이 바뀐 것으로 메타버스 산업이 침체하는 분위기라고 봐선 안된다”면서 “AI 시대 가장 강력한 협력 플랫폼이 메타버스이기 때문에 이 시장은 지속 성장세이고 전도 유망한만큼 주요 대기업은 중장기 방향성을 갖고 지속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