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해외 유학생 수는 20만8962명으로 나타났다. 2021년 15만228명, 2022년 16만6892명, 2023년 18만1842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27년 해외 유학생 30만명 유치를 위한 단계별 목표 수준에 안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의 국립국제교육원에서 한상신 원장을 만나 해외 유학생 유치 현황과 앞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방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 원장은 “우수한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취업과 정주를 원해도 정보를 제때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유학생에게 취업 정보를 제공해 취업은 물론이고, 지역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 수요의 매칭을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 유학생이 늘면서 우리 사회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눈여겨보고 있는 부분이 있나.
▲확실히 국내에 외국인이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 과거 국내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관광객인가보다 생각했다면, 지금은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 여기는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 지방 군 단위 지역에도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러워진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국제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립국제교육원의 미션은 '글로벌 교육을 선도하는 국제협력 중심 기관'이다. 과연 어떤 것이 글로벌인가 생각해 보면, 다른 문화를 가진 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대학들이 해외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선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학령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한 유력한 대안이자, 대학의 국제화를 촉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Study Korea 300k Project)'를 통해 세계 10대 유학 강국 도약을 위한 목표를 설정했다.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제(RISE)를 도입해 지역 산업 수요에 기반한 지자체 주도의 유학생 유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국립국제교육원 또한 대학, 지자체, RISE 센터, 재외한국교육원 등과 연계해 유학생 유치 활동을 해 나간다.
경상북도 교육개혁지원관으로 근무할 당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외국인 노동 인력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열려있는 마음과 자세였다. 많은 지역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 인력의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
-해외 유학생 유치가 중요한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지역경제 현안을 해결하고 대학의 국제화를 촉진할 수 있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크다.
우수한 석·박사급 인력 유치로 대학 교육과 연구 경쟁력 또한 제고될 수 있다. 국내외 학생과 대학 간 교류 확대를 통해 대학의 국제화 역량도 증진된다. 다만, 유학생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어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업무는.
▲지자체, 시도교육청, 대학협의체 등 글로벌 교육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유학생 유치 지원을 위한 글로벌 교육 사업을 운영한다. RISE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지자체 특화 한국유학박람회'를 처음 개설했다. 오는 5월에는 부산글로벌도시재단과 협력해 '일본 후쿠오카 유학박람회'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지자체 외국인 유학생 담당 부서와 지역별 RISE 센터 담당자 대상 '국제화 역량강화 연수'를 새롭게 추진한다. 외국인 유학생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협력 체계를 강화해 나간다. 또한 대학이 학과 특성을 반영한 자체 기준을 수립해 우수 장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대한다. 해외 대학과 공동학위제 및 편입학 운영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올해는 글로벌 네트워크 트랙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2026년 이후에는 특화 트랙 전체로 확대한다.
-국내 대학들이 해외 대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초기 단계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학생 유치는 대학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 함께 필요하다. 국립국제교육원은 교육부, 대학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학생 유치 활동을 지원 중이다. 국가·테마별 한국 유학박람회를 온·오프라인 형태로 개최한다. 올해 국가별 오프라임 박람회를 비롯해 온라인 테마형 박람회, 국제 교육전·컨퍼런스 등을 진행하려 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유학종합시스템 개편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24시간 지능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100여 개 외국어 자동 번역 기능 지원, 온라인 입학 신청 서비스 개선, 맞춤형 취업 정보 제공 등 외국인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유학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입학부터 취업까지 전 과정을 지원해 유학생 유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 유학생이 국내에서 교육받고 지역 정주를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RISE 사업 시행으로 해외 유학생 유치·정주 정책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겼다. 중앙행정기관 중심에서 지자체와 지역 대학이 협력해 지역 맞춤형 유치·정주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형태다. 지역의 산업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지자체별로 마련돼야 한다. 대학(협의체), 기업, 지자체 등이 RISE 체계에서 유학생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지역 정주형 인재로 양성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학이 유학생의 취업까지 관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립국제교육원의 유학생 취업 지원 전략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 기업과 해외 유학생 간 정보 유통이다. 유학생 대학 박람회를 열면, 참여 학생이 엄청 많다. 박람회에서 열리는 세미나 참여율도 높다. 이런 현상은 해외 유학생에게 제공되는 취업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원은 졸업한 유학생이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외국인 채용 정보를 기업들과 협력해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K워크, 사람인, 잡코리아, 원티드랩, 인크루트와 업무협약을 통해 작년 한 해 1400여 건의 외국인 채용정보를 한국유학종합시스템에 제공했다.
-앞으로 국립국제교육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디지털 전환,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 심화 등 국제 교육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국립국제교육원은 전문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교육 전문기관으로 발전하려 한다. 대학 및 연구기관의 국제 교육교류·협력 분야 전문가를 적극 채용해 민간의 축적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