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코스닥 승강제 '프리미엄→셀렉트' 추진…벤처·VC업계 “서열화 여전”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한국거래소가 기존 '프리미엄' 대신 '셀렉트(Select)' 명칭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업 간 서열화와 낙인효과를 우려하는 벤처·벤처캐피털(VC) 업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거래소는 자문단 논의와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오는 9~10월 최종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닥 승강제 설계 과정에서 최상위 그룹을 '셀렉트', 일반 그룹을 '스탠다드'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스탠다드' 명칭이 기업 간 우열을 가르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미국 나스닥의 '글로벌 셀렉트(Global Select)' 체계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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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거래소

하지만 벤처·VC 업계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셀렉트로 바꾼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며 “결국 선택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하는 구조인 만큼, 호박에 줄만 긋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VC 관계자는 “명칭이 무엇이든 시장에서는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AI·딥테크처럼 장기간 연구개발(R&D)이 필요한 기업들이 성장 단계라는 이유만으로 하위 그룹에 편입되면 자금조달과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거래소는 지난 16일 벤처기업협회와 벤처캐피탈협회, 투자업계, 학계 등이 참여하는 '코스닥 세그먼트 자문단'을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었다. 오는 29일에는 두 번째 회의를 열어 세그먼트 구분 기준과 운영 방식 등을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세그먼트 구분 기준과 편입 기업 수 등 핵심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백지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7월 1일 '코스닥 커넥트 2026' 행사와 함께 30주년 기념식이 열리지만 세그먼트 논의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발표하거나 확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그먼트 구분 기준과 편입 기업 수, 운영 방식 등을 자문단 논의 결과와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용역을 토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세그먼트 개편안은 향후 대통령실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9~10월께 최종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세그먼트 도입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코스피와 달리 편입·편출이 잦아 장기 자금 유입이 어려운 구조를 개선하고, 우량 혁신기업에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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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개편관련 벤처업계 정책제안 기자간담회가 지난1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렸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가운데)이 시총 등으로 구분하는 코스닥 승강제 개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오른쪽은 김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다만 벤처·VC업계는 세그먼트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을 상·하위 그룹으로 구분하는 구조 자체가 코스닥 시장의 혁신성과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명칭뿐 아니라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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