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실시간 공유”…LG엔솔, 소재·부품 협력사와 품질 관리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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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소재·부품 협력사의 제조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배터리 품질을 개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협력사와 긴밀한 협업으로, 배터리 수율을 개선하고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협력사들과 '자공정 완결형 품질 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연내에 시스템을 완비하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체계를 배터리 양산 과정에 적용할 예정이다.

품질 관리 시스템의 골자는 협력사 주요 데이터를 LG에너지솔루션의 출하 검사·입고 품질 관리·공정 등에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셀 소재사나 팩 부품사의 제품 제조 현황과 재고 등을 즉각 파악할 수 있어 이차전지 생산이 용이해진다.

배터리는 수십 개의 소재와 부품을 결합하고 여러 공정을 거친 뒤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소재나 부품이 단 하나라도 원활히 조달되지 않으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원재료를 공급받는 전(全) 과정을 통합·관리, 배터리 제조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원재료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원인 파악과 해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는데, 통합 시스템 구축으로 이를 단축하면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축적을 통해 품질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면 배터리 생산 역량을 비약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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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대전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배터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협력사와 함께 이같은 시스템을 만드는 건 최초 사례로 전해졌다. 회사가 신개념 품질 관리 시스템 마련에 착수한 이유는 소재·부품사와 협력 체계 구축 없이 수율과 생산성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산성 향상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됐지만, 문서나 비대면 소통에 의존하는 기존 방법으로는 획기적인 개선이 어렵다. 협력사도 데이터 제공으로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스템 도입으로 원가 경쟁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 자공정 완결형 품질 관리 모니터링은 배터리 수율을 높여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업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수익성 방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신년사에서 “밸류체인 전반에서 심화되는 원가 경쟁이 큰 위협”이라며 “조직 체계와 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대외비에 해당하는 제조 공정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 협력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조 프로세스가 소재·부품사의 핵심 경쟁력인데,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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