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배터리를 조달, 생산하는 첫 전기차 '크레타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인도 전동화 전환을 상징하는 크레타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종 전기차를 투입할계획이다.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지난주 개막한 바라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인도 현지 전략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크레타 일렉트릭은 인도 내 현대차 판매 1위 차종인 크레타를 기반으로 개발한 전기차다. 2015년 출시된 크레타는 인도에서 누적 판매 110만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SUV 모델이다.
크레타 일렉트릭은 인도 현지에서 배터리를 조달·생산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4월 인도 배터리 기업 엑사이드 에너지(Exide Energy)와 인도 전용 전기차 배터리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최종 조립은 첸나이에 준공한 현대차 BSA(Battery System Assembly) 공장이 담당한다.

현대차는 전기차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현지화를 통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중요한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향후 현대차·기아 다양한 전기차에 배터리를 현지 조달,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화 효과도 기대된다.
크레타 일렉트릭에 탑재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옵션은 두 가지다. 기본 모델은 42㎾h 배터리를 탑재해 390㎞를 주행할 수 있으며, 롱레인지 모델은 51.4㎾h 배터리를 바탕으로 473㎞를 달릴 수 있다.
빠르고 유연한 충전 방식도 주목된다. 급속 충전 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58분이 소요되며, 11kW 가정용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4시간 만에 1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크레타 일렉트릭 고객은 현대차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인도 전역 1만개의 전기차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전용 플랫폼 전기차 아이오닉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다양한 신기술을 크레타 일렉트릭에 적용했다.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은 물론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이 가능한 i-페달 기술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크레타 일렉트릭 출시를 기점으로 2030년까지 5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투입하고 485개의 충전소를 구축해 인도 전기차 보급을 앞당길 계획이다. 기아 역시 연내 인도에 새로운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CO)는 “크레타 일렉트릭은 인도에서 처음 생산되는 전기 SUV로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인도 시장에서 전기 SUV 품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며 성공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