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지 못한 북한군의 편지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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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사살한 북한군 시신과 그의 품에서 나온 위조 신분증.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텔레그램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주둔 중인 북한군 시신 옷속에서 한글로 적힌 편지가 나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은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사살된 북한 병사의 품 안에서 나온 손편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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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북한군 품에서 나온 손편지.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텔레그램

모눈종이 위에 볼펜으로 휘갈긴 듯 보이는 편지에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러시아) 땅에서 생일을 맞는 나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의…”로 시작해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적혀있다.

편지 하단에 적힌 날짜는 12월 9일. 해당 병사가 소지한 위조 여권에 서명이 '정경홍'인 것을 보면 그가 작성해 놓고 전달하지 못한 편지였거나 초고였을 것으로 보인다.

SOF는 “친구를 축하하고 싶었지만 (그는) 생일 파티 대신 외국 땅에서 기관총과 참호 사이에 있다. 케이크의 촛불은 5.56구경 우크라이나 납으로 대체됐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북한군의 사연들을 연일 공개하며 러시아군의 '비인간적' 행위를 문제삼고 있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에도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사일 70기 이상과 드론 100대를 발사했고 미사일 50기 이상이 격추됐다”며 “우크라이나인 수백만명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의 이 같은 공격에 대해 “크리스마스를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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