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편에 선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북한군이 드론이 눈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좀비'처럼 무모하게 뛰어들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COO)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북한군 50명을 사살했다며 1분 8초짜리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엄폐물 없이 허허벌판을 걷다가 캐릭터를 앞코에 매달고 있는 드론이 빠르게 날아오자 몸을 다급하게 피하는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 소속 미하일로 마카루크 작전 하사는 FRA에 영상 공개 전날인 16일에도 북한군과 교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명 정도가 우리(우크라이나군) 기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드론이 폭격하는 곳을 오가며 FPV(first person view; 디지털 영상 전송 솔루션)가 있는 곳에 총을 쏘고 좀비처럼 우리 기지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그들은) 우리 기지로 와서 전투를 벌였는데, 우리에게는 쉬운 표적이었다”며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무모했다. 진짜 좀비 같았다”고 덧붙였다.
마카루크 하사는 북한군이 FPV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950~1960년대의 전형적인 소련 보병의 전투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들(북한군)은 FPV가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땅에 엎드리거나 나무 뒤에 숨어 있다면 우리가 그들을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원격조종의 기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활용되는 FPV 드론은 최대 시속 150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으며 100m 거리 이내에서 마주칠 경우 충돌까지 1초도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동양인 군인들은 나무 뒤에 몸을 숨기는 등 허술하게 몸을 감추다 드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는 북한군 1만 1000여 명이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배치됐다고 확인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의 심각한 병력 손실이 발생해 관측소가 추가 설치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DIU는 북한군이 공격 전 최전선에 최대 20명에서 30명의 병사로 구성된 그룹을 집결시키고, 최대 6명의 병사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으로 이동시킨다고도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