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얇기를 강조한 '갤럭시 슬림(가칭)' 모델을 300만대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제품들과는 다른 디자인과 폼팩터를 지향하는 만큼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소량을 우선 선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슬림 모델 생산계획을 300만대 수준으로 정했다. 갤럭시S25 시리즈의 출시가 내년 1분기로 예정돼 슬림은 이후 별도로 나올 예정이다. 갤럭시Z폴드 등 폴더블폰이 전통적으로 3분기 출시됐기 때문에 슬림은 2분기부터 판매될 전망이다.
300만대는 삼성전자의 메인 스마트폰과 비교해 적은 양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는 연간 3000~3500만대 가량 생산된다. 슬림 300만대는 S 시리즈 10분의 1에 불과하다. 갤럭시S 시리즈가 3개 모델로 출시되는 점을 감안해도 산술적으로 개별 모델(약 1000만대)의 30% 정도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만큼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자체는 물론 경쟁사에서도 나온 적 없는 폼팩터의 제품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시장 반응을 살피려는 것이란 해석이다.
삼성은 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낸 뒤 향후 차기작 라인업을 변경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는 단계를 거칠 전망이다. 올해 10월 출시한 슬림형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 SE도 이와 같은 전략으로 3~40만대 가량 생산해 출시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핀 바 있다.
갤럭시 슬림 모델은 디스플레이 크기가 6.66인치로 파악됐다. 이는 기존 플러스 모델과 비슷한 크기다. 갤럭시S25 시리즈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일반 6.16인치, 플러스 6.66인치, 울트라 6.86인치다.
스마트폰 두께를 얇게 만들려면 부품 수를 줄이거나 화면 크기를 키워 내부 공간을 늘려야 한다. 삼성전자가 플러스 모델 크기에 두께를 얇게 만든다는 것이어서 어떤 성능을 내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슬림 모델은 스마트폰 내부 부품 배치가 달라지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두껍고 디자인을 바꾸기 힘든 배터리에 맞춰 스마트폰 두께를 최적화하는 것이 설계 및 개발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