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서 한국이 글로벌 대비 열세인 상황에서 보다 효율적 투자와 비즈니스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적으로 전체 AI 투자에서 생성형 AI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민간 AI 투자는 전체 AI 투자의 약 90%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오픈AI와 앤스로픽 같은 AI 유니콘 기업들을 보유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벤처캐피털(VC) 자금 경색 속에서도 AI 초강대국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6억달러(약 9조 2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1570억달러(약 219조원)로, 지난해 1월 평가액인 290억달러(약 40조원)에서 2년도 안 돼 5배 이상 급등했다.
내년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기업)의 AI 설비 투자 금액은 전년 대비 42% 늘어난 2090억달러(약 288조 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도 나왔다. 이중 80%가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것으로 봤다.
반면, 한국의 민간 AI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IT & Future Strategy'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간 AI 투자는 2021년까지는 빠르게 성장했으나, 2022년과 2023년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2023년의 AI 투자 규모는 오히려 2020년 수준을 밑돌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AI 투자 1위를 기록 중인 미국과 격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양적 투자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정부의 AI 기업 생태계 활성화와 민간 차원의 분야별 핵심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규제 개선과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며,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산업·기업·일상에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9월 '국가AI위원회'를 출범시키며 2030년까지 AI 컴퓨팅 인프라를 15배로 확충하고, 정부와 민간이 향후 4년간 AI 분야에 약 6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민간이 AI 기술·인재·컴퓨팅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면 정부는 관련 세제 지원 검토와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 등도 공유했다. 최근에는 민관 협력으로 총 4조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 계획을 전했다.
목승환 서울대기술지주 대표는 “미국을 단순히 따라가는 방식의 양적 투자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효율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은 강점을 살려 생성형 AI 비즈니스 활용이나 관련 앱 스타트업 등에 집중 지원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