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업계가 720억원 규모 한국예탁결제원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을 놓고 수주 경쟁에 돌입한다. 대기업 가운데서는 LG CNS가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에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을 발주한다. 제안요청 설명회와 제안 발표회, 기술평가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사업 규모는 단일 기관이 발주하는 시스템통합(SI) 사업 가운데선 큰 편에 속한다. 공공 정보화 사업 예산 축소 여파로 IT서비스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가뭄의 단비인 셈이다.
이에 따라 수주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입찰 조건에 독소 조항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예탁결제원이 내세운 입찰 조건에는 오라클 19c, 오라클 RAC, 오라클 웹티어 등 오라클 제품들을 납품하도록 명시됐는데, 이는 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 등 계약예규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조건으로 인해 입찰에 제약받거나 페널티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계약예규는 특정 상표 또는 모델이 아니라는 이유로 납품을 거부해 참가자의 자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IT서비스 업계에선 LG CNS가 입찰에 참여하고,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2022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돼 소프트웨어(SW) 진흥법을 적용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LG CNS와 같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대기업도 이번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업계 복수 관계자는 LG CNS는 이전부터 예탁결제원 SI 사업을 수주하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으며, 이번 사업 수주를 위해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LG CNS는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 점수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 측은 공정하게 평가해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공개 입찰을 통해 최대한 많은 IT서비스 기업이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며 “연내 공식 발주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서 내년 초부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최신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자는 예탁결제원의 노후화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최신 리눅스 운용체계 기반 서버·네트워크·데이터베이스(DB) 등으로 재구축해야 한다.
범용성과 기능 확장성을 갖춘 UI와 서버 프레임워크도 도입해야 한다. 또 업무 그룹별 독립형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분산 아키텍처를 구성해야 한다.
예탁결제원은 시스템 운영 안정성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