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시대]미국 중심주의·중국 배제 기조 강화…한국도 불확실성 커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무역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전반적인 감세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생산 인센티브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를 지원하는 CHIPS법의 보조금을 유지하면서 팹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트럼프는 중국과의 디커플링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오는 수입품에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최혜국대우도 철폐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집권으로 관세 급등에 따라 글로벌 무역 환경과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는 일괄 관세 보다 양자협상이 가능한 대중 관세, 자동차 관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중 관세는 항목별로 현재 0~25% 수준이지만 5~85%로 상승하고 실효 관세 상승 폭은 20%포인트 내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집권으로 인해 무역전쟁 심화되면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안정되는 중이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투자은행들은 트럼프 집권에 따라 성장률이 -0.5~0.8%P 가량 하락하고 인플레이션도 1.0%P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도 트럼프의 관세정책의 영향권에 있다. 한국은행은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트럼프가 글로벌 관세정책을 실행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액은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하고 실질GDP는 -0.67~-0.24%P 변화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 흑자가 트럼프 정부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정책에서 더 나아가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글로벌 공급망 블록화가 가중되면 한국경제의 후생은 0.63~1.37% 감소하게 된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KIEP은 “트럼프 1기 정부 관세정책 이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상대적으로 감소했지만 제3국 간접수출은 여전히 높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훨씬 복잡한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 조치가 한국을 포함한 FTA 상대국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법인세 감세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점도 적자가 쌓이고 있는 미국 재정이 추가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종료 예정인 감세와 일자리법(TCJA)의 연장 여부가 대선 결과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예산국은 TCJA가 연장되면 10년간 4조5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GDP 대비 미국 정부의 채무비율도 2024년 122%에서 2034년 133%로 상승한다.

트럼프는 재정적자를 감내하고서라도 경기부양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