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닛산 배터리 공급 임박…북미 생산 공장 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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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SK온의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를 9% 높인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SK온과 닛산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SK온이 닛산에 공급할 배터리를 북미에서 생산키로 하고 구체적인 지역 선정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닛산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양사는 아직 최종 계약 전이지만 북미에서 배터리를 생산·공급키로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SK온은 이에 따라 미국 내 어느 공장에서 닛산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지 검토하고 있다. SK온은 조지아주에 단독 공장을 두고 있으며,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포드와 합작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곳은 켄터키 1공장이다. SK온과 포드의 합작으로 세워진 이 곳은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이 37기가와트시(GWh)로, 내년 가동이 시작된다.

켄터키 1공장은 총 16개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닛산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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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과 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이 건설 중인 켄터키 1공장 전경. (사진=SK온)

이같은 구상은 SK온이 켄터키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출범 후 11분기 연속 적자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배터리 공장을 신설할 필요 없이 비용을 최소화하는 묘책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켄터키 공장을 100% 풀가동하지 않으려는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SK온이 켄터키 공장 유휴 라인에서 닛산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면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효과와 함께 새로운 생산 기지를 지을 필요도 없는 만큼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포드와 합작으로 세운 곳이기 때문에 승인이 걸림돌이다. 켄터키 합작사 지분은 SK온과 포드가 절반씩 보유하고 있어 공장 라인 전환을 위해서는 포드 승인이 필수다.

SK온은 현재 포드와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가 끝나는 대로 닛산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와의 합작 공장 활용안이 무산될 경우에는 SK온의 미국 단독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SK온 관계자는 “고객사와 신규 수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최종 계약 체결 전으로 생산 공장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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