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중단없는 변화와 쇄신을 이끌어 가겠다”며 개혁 의지를 밝혔다. 연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는 '폭풍'에 비유하며 11월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또 여야의정협의체, 금투세 폐지, 반도체·AI 산업 지원 등의 민생정책도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당에서 시작된 변화와 쇄신은 낡고 부패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정치판 전체를 개혁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개혁을 위한 선결조건도 강조했다. 특히 11월 내에 우선적으로 매듭지어야 과제로 △여야의정 협의체 △발상의 전환과 변화·쇄신 등을 꼽았다.
그는 “우선적으로 여야의정을 통해 의정갈등을 풀고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며 “추위가 찾아오면 의료수요는 폭증할텐데, 제때 풀지 않으면 그야말로 '파국'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중요 과제로 개혁을 주창하면서 “야당의 헌정 파괴 시도를 막아내는 기준은 민심”이라며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한 대표가 언급한 '최근 드러난 문제'는 김건희 여사 이슈이다. 이날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도 특별감찰관 추천 추진 필요성은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은) 권력을 감시하고 문제를 예방하는 데 굉장히 중점을 두는 기관”이라며 “지금 그런 역할과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이 그것조차 머뭇거린다면 '민심을 알기나 하는 건가'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특검이 아닌 특별감찰관 도입에 대한 실효성 지적이 일고 있는 데 대해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문제가 안 됐을 것”이라며 “중요한 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적극 반응하고 변화와 쇄신의 주체가 되기 위한 태도와 입장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진짜 목표인 나라가 잘되게 하는 것, 국민이 잘 살게 하는 것에 더 집중하겠다”며 “상승경제 7법, AI 산업 집중 지원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과거처럼 '미래'를 위해 '잘 될 놈에게 투자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한 AI 혁명의 흐름에 올라타 과거 고도성장기와 같은 성장을 이뤄내고, 그 성장의 과실을 현재의 우리 모두를 위한 복지에 쓰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주요 성과로 △한미 동맹의 생산적 복원 △한일관계 미래지향적 개선 △저자세 대북외교에서 탈피한 대북정책 원칙 △탈원전 정상화·원전 수출로 무너진 생태계 복원 △방산수출 비약적 증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성공 △노사관계 재정립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 등을 꼽았다.
한 대표는 “이런 개혁 성과들이 몇몇 상황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 역으로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기만 한다면, 개혁 추진은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당정관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정부여당이 민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결국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핵심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불편한 분들이 있겠지만 민심을 따르려고 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북한의 러시아 파견 공식 입장△당대표 범죄혐의에 대한 방탄 정치 행태 중단 등을 요구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