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중 기술 전쟁에 대만·UAE 동맹국 기업들도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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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반도체,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미 자본의 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행정명령의 최종 시행 규칙을 발표하면서 그 여파가 동맹국에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규칙은 내년 1월 2일 본격 시행되면 AI 분야는 모든 AI 시스템 개발과 관련된 거래가 금지된다.

최근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장중머우(모리스 창) 창업자는 대만 신주현에서 열린 TSMC 연례 체육대회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장 엄중한 도전”이라고 전했다.

TSMC가 엔비디아 AI 칩을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한편으로 중국 기업과의 거래 등을 의심하는 미 정부의 통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다.

미 상무부는 TSMC가 화웨이용 AI·스마트폰 칩 제조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TSMC는 화웨이와 연관 있다는 의심이 드는 회사 두 곳과의 거래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일본 닛케이를 통해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은 석유 수출 의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 혁신을 추구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으로 미국의 지속적 감시와 제재를 받고 있다.

UAE 국영기업 G42는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활용과 연구를 내세운 기업으로 2018년에 처음 설립됐다. 화웨이, 바이트댄스 등 중국 내 주요 기술 기업과 파트너십, 투자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에 미 의회가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G42는 중국에 대한 모든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서야 마이크로소프트(MS)와 1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미 정부는 AI 개발에 활용하는 최첨단 칩, 장비가 중동 데이터센터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경계하고 수출 등을 차단하고 있다.

실제로 UAE는 중국 기업이 아프리카, 중동, 유럽으로 나가는 큰 허브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흐르는 중국 무역의 약 60%가 이 곳을 통과한다. 2021년에는 중국이 UAE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에서 영국, 인도에 이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AI 업계 관계자는 “중동 기업과 협력을 진행할 때에도 미중 갈등으로 인한 투자 계약, 파트너십 체결 요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졌다”며 “한국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장점도 있지만, 나라 간 특성과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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