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권의 에듀포인트]〈38〉그날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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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그날이 오고 있어요. 아~ 무서워요.”

공포 영화 속 대사가 아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더위가 가고 날이 선선해지자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수험생들이 한 말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비롯한 수능을 준비 중인 모든 수험생들에게 하루 하루가 무겁고 힘들게만 느껴지는 시점이다.

짧게는 고등학교 3년, 길게는 그 이상을 준비한 수험생들에게 11월 14일 치러지는 수능은, 적어도 현재 그들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수시 제도가 있어 수능 외 다른 영역을 평가해 입학하는 제도가 있지만, 그마저도 중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수능 최저를 적용하고 있어 수능이 매우 중요하다.

'에듀플러스' 보도에 따르면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대학입시가 근래에 가장 변수가 많은 입시라고 입을 모은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이 대입을 준비하는 데 혼란스러움이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 의대 증원에 따른 엔(N)수생 급증이다.

지방대학 등 상당수 의대생이 올해 수능에 지원한다. 상위권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서다.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생들도 대거 의대 지원을 위해 수능을 본다. 심지어 직장인들도 수능을 보고 의대에 가겠다고 나선다. 이들이 수능에서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면, 전체 등급 컷이 올라간다. 고3과 재수생 수험생들은 최상위권 학생이 아니면 피해를 본다. 고3 엄마들이 대거 수능을 봐서 등급 컷을 내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올해 수능 난이도 예측이 어렵다.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정부가 밝힌 상황에서 준킬러 문제가 다수 출제되면, 시험 난이도는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지난 6월과 9월 치러진 모의평가(모평) 난이도 편차가 너무 커서 실제 수능 난이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입시전문가들은 그래도 6월 모평 수준으로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전공 선발 확대도 대학 입시에 불확실성을 키웠다.

수능까지 남은 한달. 수험생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는 것보다 기출문제 풀이 중심으로 그동안 공부해 왔던 부분을 정리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다시 말해 실전 감각을 키우는 시기다. 지난 3~5년간 기출문제를 한 세트씩 맞춰 풀어보고,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 연습을 하면 좋다. 이때 실제 수능과 동일한 상황과 시간을 정해 훈련해야 한다. 틀린 문제를 다시한번 풀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훈련도 해야 한다. 고난도 문제 풀이 반복 등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실수를 줄이는 것도 집중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이 외 수면시간 조절, 적절한 건강관리 등도 지금부터는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수능을 앞둔 모든 수험생들이 그동안 노력해 왔던 만큼의 충분한 결과를 얻기 바란다.

생각해 볼 것 도 있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그동안 지내온 많은 날들의 노력을 단 하루의 시험으로 평가 받는게 맞는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것도 많은 학생을 동일한 시험 하나로 평가한다는 것도 그렇다.

우리나라 대입 제도는 부분적인 변화는 있었지만, 지난 수십년간 큰 틀은 동일하게 이어졌다. 교육 당국은 당장은 어렵겠지만, 지금이라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서서히 대입 제도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부분적인 수정이 아닌, 큰 틀에서의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특정 역량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대입제도를 논의해야 한다. 학생들이 성적만이 아닌, 다양한 능력으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대입제도가 만들어지기 바란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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