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도입된 'OTT 자체등급분류제도' 가 사업자 법률위반과 느슨한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계원 의원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사업자 법률위반 및 행정지도 건수는 373회에 달했다. '전체관람가' 등급 편수는 크게 증가(시행전 21.7% → 시행후 40.8%)한 반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은 20.6%에서 14.2%로 줄었다. 등급분류 제도가 크게 헐거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등위는 자체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되면서 유해 영상물 사후관리와 신속한 대응체계 가동을 위해 'OTT 자체등급분류 모니터단'을 운영하고 있다. 모니터단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영화비디오법 제 50조의 7(직권등급재분류 등)과 제 65조(표시의무)를 위반했거나, 동법 시행규칙 제 15조의 3(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준수사항) 제 2항 제 4호의 자체 등급분류 결과 통보시기 위반 등을 관리한다 .
조 의원은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등 해외 사업자를 중심으로 모니터단에 적발된 법률위반 건수와 행정지도 횟수가 줄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체등급분류 시행 첫해인 2023년에는 법률위반이 78건 , 행정지도가 128건 발생 했다. 올해 8월까지만 해도 법률위반 74건, 행정지도 횟수도 93건 발생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법률위반 및 행정지도 건수는 제도 시행 첫해인 만큼 사업자별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고 제도 정착을 위한 준비시간도 필요했을 것” 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올해 법률위반 건수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 조짐을 보이는 것은 사업자간 이용자 확보를 위한 무리한 등급분류 결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률위반 건수도 OTT 해외 3사가 86.8% 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았다. 넷플릭스는 법률위반 건수 152건 중 76건을 기록하며 50.0%를 차지했다 . 이어 애플이 33건, 디즈니가 23건으로 나타났다 .
등급조정 권고 및 내용정보 안내 등 자체등급분류의 적정성 유지를 위한 지도 개념인 행정지도 건수는 해외 3사 비율이 더 올라 90.5% 를 차지했다. 넷플릭스는 법률위반에 이어 행정지도에서도 131건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디즈니가 67건으로 2위, 웨이브가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조 의원은 “법률위반 사례가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등 해외사업자 중심으로 발생하는 만큼 해외사업자 등급분류 결과에 대한 꼼꼼한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