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대규모 고객 환불사태를 초래했던 '머지포인트' 온라인 서비스가 30일 결국 피해자만 남긴 채 종료된다. 이미 본사 사무실을 폐쇄하고 지난 3년 동안 정상 운영 행태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기약 없이 사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환불 조치 등 피해자 구제 가능성도 더욱 희박해졌다.
앞서 머지포인트는 올해 3월 앱 중단을 예고하며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실 기업 관계자 연락을 기다린다”고 공지를 내걸었다. 하지만 합계 1000억원이 넘는 공급사·고객 피해액을 부담하면서 사업을 되살릴 수 있다고 보는 투자자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지포인트 플랫폼은 제휴처 대거 이탈 이후 '메치메이커스'라는 법인이 '머지유니버스' 브랜드로 별개 사업을 영위해왔다. 고객이 환불받지 못한 포인트를 또다른 포인트인 '머지코인'으로 전환 시 일부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사례가 많았다. 머지코인으로 할인된 가격이 시중가보다 높아, 고객 예치금만 갉아먹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이 같은 방식은 '우주스토어'로 이름만 바뀐 채 현재도 변하지 않았다. 이미 한번 전환한 '머지코인'을 다시 '우주포인트'로 바꾸면 현금 등과 혼합결제해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고객예치금을 우주포인트로 전환하는 것이 나은지, 이 같은 시도가 환불 대상 예치금을 소진해 머지 측 손해배상 책임을 덜어주는 행위가 될 것인지 피해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머지코인 등은 고객이 직접 맡긴 예치금 성격이 아니라 사업 중단 등 문제가 발생하면 아예 소멸하는 것으로 약관에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포인트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피해자들은 올해 발생한 티몬·위메프 사태와 머지포인트 사례가 유사점이 많다는 점을 들어, 오는 국정감사에서 머지포인트 사태를 다시 공론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의원실(더불어민주당) 등이 해당 사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