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안구 표면 질환 정밀 진단 현미경 기술개발

포스텍(POSTECH)은 김기현 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중빈·김성한 박사 연구팀이 윤창호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의 눈 결막에 있는 술잔세포(CGC)를 신속하게 검사하는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안구 건조증을 포함한 안구 표면 질환의 정밀 검사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는 생물·의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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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표면 질환 정밀 진단 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김기현 포스텍 교수, 이중빈·김성한 박사, 윤창호 서울대병원 교수.

최근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안구 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구 건조증은 다원성 질환이어서 맞춤형 치료가 요구되는데 검사의 주요 바이오마커가 바로 CGC다. 술잔과 비슷하게 생긴 이 세포는 안구 표면에 점액을 분비해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눈의 수분을 유지한다. CGC 검사는 안구 건조증과 쇼그렌병 등 자가 면역 질환들의 중증도를 알려준다.

그런데, 기존 CGC 검사 기술인 압흔 검사법과 공초점 현미경 검사법은 검사 시간이 길고 검사가 불편해 CGC 정보는 진단에 사용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지난 6년간 비접촉식 고속 CGC 촬영 기술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검증해 왔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검사는 약 10초 이내에 대면적 촬영을 완료해야 해 여전히 어려움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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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상 결막 술잔세포 영상화 검사 장면과 획득한 대면적 술잔세포 영상

특히 안구는 둥근 형태로 검사 중에 환자가 눈을 움직이거나 불안정할 경우 초점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 안구의 넓은 표면을 촬영할 때도 초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실시간 표면 탐지 및 추적 기술을 고 초점심도 현미경에 결합했다.

이 기술은 안구 표면을 2차원 시트 빔으로 비스듬하게 조명하고,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조명 시트 면을 따라 검출한다. 안구 위치가 변하더라도 표면 반사 빛을 세기 감소 없이 검출할 수 있었고 표면을 신속 정확하게 탐지하면서 대면적 영상화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정상인의 안구 표면(5X2㎜)을 촬영했다. 10장으로 구성된 영상을 10초 이내에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기계 학습 알고리즘으로 CGC 밀도 분석에도 성공했다. 사람 안구 표면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촬영하는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현 교수는 “연구팀의 CGC 기술은 올해 상반기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이를 활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안구 표면 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