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AI 디지털교과서 검정 다수 발행사 탈락…충격 속 대응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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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으로 확대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지금 회사가 초상집 분위기다. 검정 탈락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다.”(디지털교육기업 I 관계자), “1년 농사가 망가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회사 내부는 패닉 상태다.”(AI교육기업 W 관계자)

내년부터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본심사 결과, 수학과 정보 과목에서 다수 발행사가 탈락해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수학·정보 과목에서 대다수 발행사가 검정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등 수학의 경우, 2개 발행사만 검정에 합격하고 나머지 발행사는 모두 탈락했다. 출원사 11개 가가운데 2개 발행사만 통과해 검정 합격률은 18.2%에 그쳤다. 정보 과목에서도 중학교 2개, 고등학교 2개 발행사만 이름을 올렸다. 중학교 수학은 3개, 고등학교 수학은 4개 발행사가 검정에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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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한국창의재단이 스페이스쉐어 삼성센터에서 진행한 '2024년 수학·정보 AI 디지털교과서 검정 본심사 결과 및 향후 일정 설명회'에서는 검정 심사 결과에 항의하는 발행사 관계자들의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현장에 참석한 한 발행사 대표는 “대다수 발행사가 탈락하는 상황이 나오자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이들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매우 안 좋았다”면서 “정부의 말만 믿고 기술 개발 등에 투자했던 업체들은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검정 탈락 발행사를 대상으로 이의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에 AI 디지털교과서 검정에 탈락한 업체들은 충격 속에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 검정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 왔기 때문에 회사 관계자 모두 멘붕 상태”라며 “이의신청을 준비하려 한다. 탈락한 발행사의 이의신청이 많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가단위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고등 정보 과목 AI 디지털교과서를 출원한 W발행사 대표는 “출판사마다 상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대응 방안은 각기 다를 것”이라면서도 “규모가 작은 발행사는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릴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참여 여부에 관한 회의적인 반응도 감지된다. M 에듀테크 업체 대표는 “이의신청을 한다고 해도 기간,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희망을 찾기 어려운 시나리오”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내년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참여할 업체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발행사 대표는 “정부가 내년 기술과정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해 예비심사신청도 받았지만 현재로서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된다”면서 “결국 몇몇 큰 발행사만의 리그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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