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청산 가능성 높은 엔캐리 자금 규모 32.7조엔”

한국은행이 향후 청산 가능성이 높은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규모가 약 32조7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엔캐리 자금의 6.5%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4일 발간한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를 통해 전체 엔 캐리 자금의 잔액 규모를 506조6000억엔으로 분석하고 이중 청산 가능성이 높은 자금의 규모를 추정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가 저금리 통화로 대출받은 자금을 다른 곳의 고수익 자산에 재투자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일본이 2016년 이후 마이너스 정책 금리를 이어온데 비해 미국이 지난 2022년부터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의 기대수익률은 2022년 이후 상당 기간 양의 수익률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엔화의 급격한 절상으로 기타 고금리 통화를 중심으로 손실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엔 캐리 자금의 청산 가능성이 지속해 불거지고 있다.

한은은 엔캐리 자금을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로 구분해 각 자금의 장기 추세에서 벗어난 정도를 청산 가능한 엔캐리 자금 규모로 정의해 이를 추정했다.

한은은 미 연준이 9월 정책금리 '빅 컷'에 이어 완화 기조를 지속해 미·일 금리차가 축소되고 엔화가 강세 흐름을 보일 경우 엔캐리 유인이 축소되면서 2022년 이후 누적되어 온 엔캐리 자금이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보고서 발간과 함께 한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캐리 트레이드의 범위를 보다 확대해보면, 과거 금융위기 사례와도 연계되어 있어 관련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위기를 직접 유발(trigger)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는 시점에 투자 대상 국가의 통화가치와 자산가격의 하락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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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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