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4사, 동의의결 절차 개시…“미납페널티율 인하, 상생협력기금 30억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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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시장을 100% 가까이 장악한 4개사가 납품업체를 상대로 미납페널티율을 인하한다. 3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도 출연하고, 45억원 상당의 광고·정보제공 서비스를 무상 제공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개 편의점 본부가 미납페널티 부과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혐의와 관련해 신청한 동의의결에 대해 해당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2022년 7월 가맹분야에 동의의결 제도를 도입한 이후 동의의결절차 개시를 인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의의결 제도'란 법 위반혐의가 중대·명백하지 않은 사안에서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편의점 4사가 납품업체가 상품을 제때 납품하지 않을 경우 과도한 손해배상금 소위 '미납페널티'를 부과한 행위, 편의점 4사에 유리한 신상품 기준을 적용해 신상품 입점장려금을 수취한 행위에 대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신상품 입점장려금이란 출시 후 6개월 이내의 신상품에 대하여,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의 요청에 따라 납품업자의 신상품을 매장에 진열해 주는 대가로 납품업자로부터 받는 형태의 판매장려금이다.

편의점 4사는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송부받기 전이지만, 법적 판단을 다투기보다는 자발적으로 편의점 시장의 거래질서를 개선하고 납품업체와의 상생·협력을 도모하고자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미납페널티율을 인하해 납품업체의 부담을 경감하고, 관련 산정기준과 수취절차 등 거래조건을 투명하게 개선할 계획이다. 그동안 편의점 4사에 유리하게 적용해 오던 신상품 입점장려금 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납품업체의 자율적 의사를 반영하고 증빙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납품업체 지원을 위해 3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고, 현재 유료로 운영하고 있는 광고와 정보제공 서비스를 무상으로 45억원 상당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의 거래질서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신속히 편의점 4사와 시정방안을 구체화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한 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다시 소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