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홈쇼핑의 중소기업 상품 편성 의무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유료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제 폐지를 전제로 한 보완 입법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융발위)가 지난 3월 발표한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함이다.
앞서 융발위는 △유료방송 재허가·재승인제 폐지 △유료방송 소유·겸영 규제 개선 △유료방송 채널 규제 개선 등이 담긴 발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미디어·콘텐츠 융합 시대에 맞춰 유료방송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방송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홈쇼핑의 경우, 재승인 심사의 주요 가이드라인인 중기 상품 편성 의무를 방송법에 명문화하는 것을 추진한다. 홈쇼핑의 중소기업 지원 기능은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도를 적용 받는 중기 상품의 범위나 연간 방송 시간 중 중기 상품 편성 비율 등은 하위 규정으로 위임한다.
방송 이해관계자 간 표준계약서를 활용하는 방안도 법제화 대상으로 올랐다. 정부가 보급하는 표준계약서를 사업자 간 계약에 활용하도록 권장한다. 방송 시장 공동 발전을 위한 상생 협력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밖에 유료방송 소유·겸영 규제 개선, 채널 규제 개선 등은 융발위 발전 방안에 맞춰 정부안으로 담길 전망이다. 일간신문·뉴스통신의 지분 제한 폐지, 일반·홈쇼핑 PP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 완화가 대표적이다.
다만 실제 방송법 개정이 언제 이뤄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방송법은 2000년 전면개정 후 현재까지 그 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여년 간 일부 조항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유지됐다.
업계 관계자는 “여당 쪽이 입법 추진을 위해 야당 협조를 구해야 할텐데, 지금 상황으로는 여야 합의를 통한 방송법 개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