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시 위해 지속적 혁신 필요
부산 도약이 대한민국 번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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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광역시장

“민선 8기 전반기는 '시민 행복 도시 부산' 구현을 본 궤도에 올렸습니다. 후반기는 물류, 금융, 디지털 등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속화해 시민이 행복한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을 안착시켜 나가겠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물류 트라이포트, 부산형 지·산·학 협력, 15분 도시 등 주요 공약과 연계 프로젝트를 궤도에 올려 부산 발전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것을 민선 8기 주요 성과라고 밝혔다.

전반기에 이은 후반기 시정 핵심 키워드로는 '행복'과 '혁신'을 제시했다. 전반기 행복 도시에 혁신을 더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박 시장은 “행복과 혁신은 별개의 의미가 아니다. 잘 먹고 잘 사는 행복은 혁신을 통해 구현할 수 있기에 행복을 누리려면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가덕신공항 조기 조성을 언급하며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육해공을 연계한 물류 트라이포트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덕신공항은 세계엑스포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부산시가 30년 전부터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준비해 온 숙원 과제이자 남부권 전체를 수도권에 이은 또 한 축으로 만들기 위한 국가 혁신 인프라”라며 “세계 2위 환적 항만 부산신항과 연계한 복합물류체계를 구축하면 싱가포르, 두바이 같은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방 소멸은 미래가 아닌 현재의 위기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정치권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부산을 살리는 것이 지방 소멸을 막는 길이고, 이것이 곧 대한민국 생존과 번영의 시작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선 8기 전반기 2년 활동에 대한 평가는.

▲부산 시정에 혁신의 파동을 일으키고 시민 행복을 향해 쉼 없이 달린 시간이었다.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이라는 열망에 혁신의 씨앗을 뿌리고 곳곳으로 확산했다.

민선 8기 출범 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표가 상향세다. 스마트도시 지수 세계 14위, 국제금융도시 20위권 도약, 아시아 행복도시 6위에 올랐다. 국회미래연구원도 부산을 시민행복지수와 청년 삶 만족도 특별·광역시 1위로 꼽았다.

-대규모 국책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내세웠는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했다. 지난 2년동안 가장 큰 성과(정책 및 사업)와 아쉬운 점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도약을 위한 '혁신의 주춧돌'을 놓았고, 부산은 '할 수 있다'는 시정 전반에 긍정적 인식을 확산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유치 활동 과정에서 새로운 꿈과 희망을 얻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세계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목표 비전을 공유했고, 대한민국이 원팀으로 전 세계에 부산을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 2년간 각종 조사에서 부산 도시브랜드는 수직 상승세다.

가덕신공항은 조기개항 목표를 담은 기본계획을 완료했고 지난 5월 설계·시공 전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출범했다. 연말 착공이 관건인데 보상 관련 주민 소통을 강화하고 국토부와 협의해 이주 대책 및 재정착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4대 특구인 기회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교육발전특구, 문화특구를 모두 유치해 실질적으로 글로벌 허브 도시를 향한 기반을 다졌다. 지난 2년간 거둔 투자유치 8조4000억원, 고용창출 1만2702명은 역대 최대 규모다.

아쉬운 부분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 일극주의가 공고하다보니 이 같은 지역 혁신 성과가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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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육해공 연계 물류 트라이포트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도약에 필수라고 말했다.

- 공약 이행 상황이 궁금하다. 대표적으로 '시민행복도시' 구현은.

▲우리 삶의 목적이 '행복'이듯 부산 시정 목적도 결국 시민 한 분 한 분의 행복이다. 안전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돌봄, 복지, 배움, 경제활동 등 개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도시가 '시민행복도시'다. 대표적으로 15분 거리 내에서 보육, 교육, 건강, 의료, 문화, 복지 등 필요 서비스를 누리고 이웃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삶을 질을 높여가는 '15분 도시'를 구축 확산하며 시민행복도시를 만들고 있다.

- '글로벌 허브도시'를 위한 육·해·공 트라이포트 구축과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추진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은 가덕신공항 개항과 육해공 트라이포트 구축이 필수다. 신공항 물류 배후지와 특구 등 각종 인프라를 연계한 부산형 트라이포트(안)를 마련했고 중장기 비전과 세부 전략을 담은 용역도 발주했다. 부산이 주도하는 트라이포트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트라이포트 연계 투자유치 및 신산업 발전방안을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부산 강서구(15.98㎢, 484만평)와 경남 김해(14㎢, 420만평) 일원을 트라이포트 기반 신산업 클러스터로 만드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 구축사업'을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핵심협력 사업으로 추진한다. 강서구 죽동지구(13.19㎢)는 국제자유물류도시, 화전지구(2.79㎢)는 신공항 배후 트라이포트 복합물류단지로 만들어 동남경제권 글로벌 도약의 핵심거점으로 삼겠다.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제도적 기반이 될 특별법은 국가 균형발전 핵심 사안으로 여야 구분없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통과될 것으로 믿는다.

-지·산·학이 주도하는 '창업금융도시' 조성 성과는.

▲전국 최초이자 지역 최대 모펀드로 '미래성장 벤처펀드' 1011억원을 조성 운용한다. 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 주도 대규모 모펀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반기에 2500억원대 자펀드를 결성해 유망기업에 투자하고 수도권 우량 투자기관 유치에도 나선다.

최근 부산 북항에 파리 스타시옹-F 모델을 벤치마킹한 '혁신창업타운' 조성을 시작했다. 청년이 선호하는 문화, 소통, 주거를 결합한 복합 공간이 될 것이다.

아시아 창업엑스포 'FLY ASIA' 개최를 토대로 부산에 글로벌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는 워케이션과 연계해 해외 투자사, 해외 스타트업에 부산 창업 생태계 경험을 제공하는 글로벌 인아웃 바운드 사업도 시작한다. 지난해 FLY ASIA는 40여개국에서 스타트업과 투자사들이 찾았고, 2500억원대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인 '부산형 지·산·학 협력'은 기존 산학 협력에 지자체(지역)를 또 한축으로 설정해 전국 지자체로 확산한 새로운 협력 체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산·학 협력의 가치와 의미는.

▲'지·산·학 협력'은 지자체 주도로 대학과 산업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대학과 산업, 지역사회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정책이다.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의 지역대학, 기술혁신과 인재가 필요한 산업계, 그리고 부산시까지 모두를 위한 혁신과 발전의 돌파구라고 판단했다.

부산형 지·산·학 협력 모델 발굴과 확산을 중점시책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 대학 지원 정책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했다. 그 결과 부산시 지·산·학 협력을 롤모델로 정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이 나왔고, 내년부터 지자체 주도로 대학정책을 추진한다.

-민선 8기 첨단기술산업 육성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부산만큼 다양한 미래 신산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는 곳도 없다. 현재 전력반도체, 블록체인, 수소와 이차전지, 바이오, 양자컴퓨팅, 그린데이터 등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 육성하고 있다.

전력반도체의 경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전국 유일의 6인치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상용화 인프라를 구축했고, 전력반도체클러스터에 SK파워텍, 제엠제코 등 20여개 소부장 기업이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주력산업 고도화에도 나서 자동차·조선 해양·기계부품 산업의 친환경·디지털 전환 지원 인프라를 구축했다. 스마트공장 보급은 누적 2000개사를 넘었고, 최근 수출 주도 미래차산업 혁신성장 기술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친환경 수소연료선박 연구개발(R&D) 플랫폼을 준공했고 지난 4월에는 해양모빌리티 분야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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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혁신 인재를 충분히 양성해 공급할 수 있을 때 혁신기업 유치와 산업 육성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박 시장.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지만 부산 환경 및 산업 특성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6차 전략산업 개편(2024~2028년)으로 3대 분야 9대 전략산업(디지털테크, 에너지테크,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융합부품소재, 라이프스타일, 해양, 금융, 문화관광)을 확정했다. 부산의 환경과 산업적 특성을 반영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다. 부산은 자동차·조선·해양·기계부품 비중이 높아 이를 간과할 수 없다. 9대 전략산업은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을 만드는 전략이다.

-양자산업은 중장기 첨단 미래기술로 국가적 육성 의지가 높다. 부산시는.

▲양자산업 선도기업 발굴 육성, 대기업 및 글로벌기업 양자 연구센터 유치 등 양자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양자기술 활용 선도기업으로는 신약 분야 '팜캐드' 뿐만 아니라 부산대를 비롯한 대학가에서 양자분야 창업을 다각도로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이 기업들을 부산 양자산업 선도기업으로 키워야 한다.

사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산업 육성 이전에 다양한 연구자들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체계 구축을 더 시급하게 보고 있다. 양자기술 수준에서 미국을 100점이라고 보면 2위 중국은 35점이고, 우리나라는 2.3점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양자과학기술센터를 설립해 개방형 연구체계를 마련하고, 2026년 과기부 국가 양자클러스터 부산 지정까지 이뤄내겠다.

- 민선 8기 후반기 시정 운영 키워드는.

▲행복과 혁신이다. 시장 취임 때 '내가 꿈꾸는 부산은 시민 한 분 한 분이 행복한 도시이고, 이를 위해 혁신의 파동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혁신'은 부산을 더 살기 좋고, 시민을 더 행복하게 하려는 방안이다.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할 혁신 역량 강화는 혁신 인프라, 혁신 기업, 혁신 인재 3대 분야에서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된다.

-혁신 역량 3요소로 '혁신 인프라', '혁신 산업', '혁신 인재'를 제시했다. 3요소는 지·산·학으로 대비되는데.

▲부산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이 되려면 혁신 역량을 결집한 '혁신 거점도시'가 돼야 한다. 혁신역량 3요소에서도 핵심 요소는 결국 '혁신 인재'다. 지역에서 혁신 인재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때 혁신기업 유치와 산업 육성도 가능하다. 특별법 등 제도적 장치, 국내외 유수 기업을 유치해도 혁신 인재 육성과 공급이 연계되지 않으면 혁신을 지속하기 어렵다.

지난해 부산 1호 글로컬대학 탄생에 이어 최근 2호 글로컬 대학도 나왔다. 혁신적 통합과 연합 모델로 글로컬대학에 지정된 것처럼 지역 대학 스스로 혁신의 거점이 되고자 혁신하고 있다. 내년 시작하는 RISE 사업을 기반으로 지역대학 특성화와 지역 혁신기업과 협력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산·학 협력을 대폭 강화하겠다.

-후반기 조직 개편에서 신성장 분야 조직을 행정부시장 산하로 재편했다. 경제부시장은 미래혁신부시장으로 이름을 바꿔 도시개발 등을 담당하는데.

▲개편 취지는 혁신 융복합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경제 정책은 문화관광, 복지 등과 모두 연결되기에 정책 집중성을 높이고, 도시개발사업을 비롯한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까지 유기적으로 연계 통합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치다.

사회 변화에 따라 복합·융합 행정으로 변화 요구가 높았음에도 지난 14년간 그대로 행정·경제부시장 체제를 유지했다. '경제'는 곧 민생이고 일자리이자 다른 어떤 것보다 체감도가 높은 복지라는 현실을 반영해 시민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배치했다.

양 부시장은 주요 정책과 분야에 상관없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융복합 정책을 만들고 시행할 것이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