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기차 화재대책, 과학적 접근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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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한지 한달이 넘어섰다. 정부와 업계는 화재발생이후 빠르게 대응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전기차 포비아'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에 따르면 지난달 거래량이 많았던 전기·하이브리드 중고차 20종을 선정가운데 출고 6년 이내, 10만 km 이하 주행거리를 보유한 매물의 시세는 기아 쏘울 EV를 제외한 전 모델이 하락했다.

특히 화재 사건 전기차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파라시스' 채택 모델은 2023년식 기준 현재 최저 5790만원으로 1억 380만 원에 달하는 신차 가격이 44%나 급락했다.

중고 전기차 가운데 수요가 가장 많은 테슬라 모델 3는 2021년식 롱 레인지 기준 전월 대비 6% 떨어졌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종의 경우 인기가 빠르게 늘고 있다. 화재에 대한 공포심으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가 실제 시장에서 반영된 결과다.

차동차 업계는 물론 배터리 업계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공포를 막기에는 부족하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벤츠, BMW 등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대부분 기업이 세부 배터리 재원을 공개했고 배터리 업계는 비교적 화재 가능성이 적은 배터리 개발 등에 적극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포는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전기차의 화재 가능성이 내연기관 차보다 높을가.

최근 미국 보험회사인 오토인슈어런스이지)가 2022년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이터와 교통통계국(BTS)이 제공한 차량 판매 정보를 기반으로 연료 유형별 화재율을 계산한 결과 전기차는 1만대당 2.51건의 화재가 발생한 반면 내연기관차는 153건이 발생했다. 그만큼 전기차 화재 가능성은 내연기관차보다 낮은 셈이다.

이러한 통계와 연구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 관공서와 병원, 아파트 등에서는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막거나 충전기 전기 공급을 차단하기도 한다.

정부가 이 현상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전기차를 살 사람은 사라질 수 있다. 전기차 산업은 성장 동력을 잃고,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곧 전기차 화재 관련 종합 대책을 발표한다. 관련 대책에 과학적이고 실효성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래야 전기차 포비아 확산이 멈추고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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