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독자 기술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 '카피캣'(Copy cat·모방제품)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Honor)는 이달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 폴더블 스마트폰 '매직 V3'를 공개한다. 이 제품은 작년 3분기 아너의 중국 폴더블폰 판매량의 80%를 책임진 매직V2 후속작이다.
매직V3 특징은 두께다. 펼쳤을 때 4.35㎜, 닫았을 때 9.2㎜로 전작(매직V2)보다 각각 0.35㎜, 0.8㎜ 얇다.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6(12.1㎜)와 견줘선 무려 2.9㎜ 얇다. 무게(226g) 또한 갤럭시Z폴드6(239g)는 물론 기본 바(Bar)형인 갤럭시S24울트라(232g)보다 가볍다.
아너 매직V3 얇기와 무게는 회사 자체 기술력을 통해 완성됐다. 폴더블폰 접합부에 들어간 '아너 수퍼 스틸 힌지(경첩)'가 높은 강도와 얇기를 구현하는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너 신제품에 들어간 힌지 강도는 약 2100 메가파스칼(MPa)에 달한다. 아너는 기술력 과시를 위해 힌지에 166단어 분량의 삼성전자 폴더블폰 저격 문구를 새겨 넣기도 했다. 폴더블폰 전체 마감은 스마트폰 최초로 항공우주 등급의 섬유를 탑재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테크노(Tecno)는 두 번 접는 폴더블(트리플 폴드폰) 스마트폰 '팬텀 얼티메이트2'를 전시한다. 해당 폰에는 테크노의 듀얼 힌지 기술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관춘짜이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터치·디스플레이 드라이버 통합(TDDI) 기술을 활용해 두께를 11㎜ 수준으로 만들었다. 아직 콘셉트 제품에 불과하지만, 업계는 향후 이 제품의 양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화웨이는 이달 오는 10일(현지시각) 오후 2시 30분 양산형 트리플 폴드폰 '메이트 XT'를 공개한다.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 처럼 사용하고, 펼치면 태블릿PC처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제품 또한 화웨이 자체 개발한 듀얼힌지가 채택됐다. 펼쳤을 때 약 5mm, 접으면 약 15mm 정도의 두께가 예상된다. 제품을 완전히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태블릿PC와 맞먹는 10인치 수준이다. 트리플 폴드폰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화웨이가 처음이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약 357만원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 선구자이자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신제품 및 신기술 공개에 신중한 모습이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5개의 새로운 폼팩터 디자인의 특허를 등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제품 양산 시 출고 가격 등을 우선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