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6 좌담회] 6G 시대…韓, AI·통신 결합한 'K-풀패키지'로 빅테크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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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6 'AI G3 도약, 네트워크 혁신이 이끈다' 좌담회가 지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박지성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장,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장경희 인하대 교수, 곽영수 이노와이어리스 대표, 강병준 전자신문 대표. 바르셀로나(스페인)=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은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지능형 네트워크가 산업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구체적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글로벌 통신·장비사들은 자율로봇을 구동하는 피지컬 AI를 뒷받침할 기술로 에이전틱 AI와 AI-RAN을 전면에 내세웠다. 통신망에 지능이 결합된 6G 상용화 시계도 더욱 앞당겨졌다.

전자신문은 현장에서 'AI G3 도약, 네트워크 혁신이 이끈다'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MWC26을 관통하는 최대 화두로 '6G'를 꼽으며, 글로벌 빅테크와 중국 기업들이 6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맹렬한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가 6G 기술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자체 소버린 AI 모델 역량뿐 아니라 여기에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력을 더한 'K-풀패키지' 전략으로 강력한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인됐다.

〈참석자〉 (가나다순)

△곽영수 이노와이어리스 대표이사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

△장경희 인하대 교수(6G포럼 집행위원장)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

사회=박지성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장

정리=박준호 전자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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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6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

◇사회(박지성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장)= 이번 MWC26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

◇홍진배(한국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지난해 MWC에서 인공지능(AI)이 하나의 방향성이나 콘셉트로 제시됐다면, 올해는 AI가 인프라에 직접 적용되고 단말에서도 에이전틱 AI가 반영된 명확한 실체가 나타났다는게 특징이다. AI가 우리 실생활 곁으로 훌쩍 다가왔다.

◇손승현(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네트워크 AI에 대한 논의가 한층 심화됐다. 핵심 화두는 AI 드라이빙 네트워크와 AI-RAN의 실증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는 자율적 운영 체계라는 지향점을 향해 업계가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AI-RAN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구체적 예시와 시연을 보여주는 부스가 대거 등장했다.

◇곽영수(이노와이어리스 대표)= 6G가 보편적 AI 시대를 열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행사였다고 평가한다. 지금까지는 AI가 기술 중심으로 연구됐다면 이제는 기술 자체를 넘어 AI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열렸다.

◇장경희(인하대학교 교수)= 이번 MWC를 한줄로 요약하자면 에이전틱 AI 네트워크가 모든 산업군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보여준 행사였다.

◇사회= 현장에서 전시관들을 직접 관람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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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6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

◇홍진배= 6G 시대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MWC에서는 6G 논의 자체가 없었다. 올해는 퀄컴이 2029년 상용화 로드맵을 제시했고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차원에서도 공식 논의를 시작하면서 여러 사업자가 6G 깃발을 꽂았다. 스페이스X가 기조연설에 등장한 것 역시 6G 특성인 초공간 입체통신을 위한 위성·지상 통합망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경희= 지난해에는 에이전틱 AI를 명시적으로 내세운 곳이 화웨이 한 곳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주요 장비 벤더 대다수가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제 모든 회사가 에이전트 간 통신(A2A)을 이야기한다. 화웨이의 비공개 전시관인 블랙룸에 가보니 네트워크는 물론 코어망까지 AI를 얹어 넷GPT 같은 통신 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었더라. 전시된 휴머노이드도 온디바이스 구동이 아닌 통신·센싱 융합 기술(ISAC)을 얹은 멀티 에이전트 기반 네트워크 아키텍처가 인상 깊었다.

◇곽영수= 에릭슨 전시관에서 선보인 '에릭슨 인텔리전트 오토메이션 플랫폼(EIAP)'이 놀라웠다. 외부 개발자나 기업 누구나 에릭슨의 기지국 환경에 접속해 무선주파수(RF) 기술이나 AI 랜에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도록 오픈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전통적인 네트워크 장비 벤더의 이러한 개방형 어프로치는 신선한 충격이며, 우리 기업들도 깊이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다.

◇손승현= 화웨이의 압도적 규모와 실증 사례다. 글로벌 통신사 연합체인 GSMA가 6G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배경에는 화웨이가 보여준 실증 모델을 보고 6G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화웨이 기술을 사용한 차이나모바일 등은 이미 레벨4 수준의 AI 자율 운영 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ITU와 3GPP에서 6G에 대한 구체적 기술 표준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인데 화웨이는 이미 “우리가 그림 다 그려놨어. 이게 표준이야”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하기관과 통신 3사가 똘똘 뭉쳐 6G 표준화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절실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빅테크에 휩쓸려갈 가능성이 높다.

◇사회= 그렇다면 6G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잘하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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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6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장경희 인하대학교 교수

◇홍진배= 우리는 무선장치(RU) 등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력이 있어 6G R&D를 비교적 일찍 시작했다. 금년 연말에는 '프리-6G'를 시연할 예정이다. 작년 현장에서 화웨이의 네트워크 파운데이션 모델을 목격하고 큰 자극을 받아 관련 예산도 추가 확보했다. 데이터센터 내 인피니밴드를 대체할 네트워크 R&D까지 선제적으로 반영해 추격 스펙을 갖췄다. 부족한 부분은 국내 5G 단독모드(SA) 전환이 지연되면서, 네트워크슬라이싱을 통한 B2B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나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구성하고 통합 운용하는 실증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곽영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망 구조로의 전환 경험이 국내 통신 사업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다. 다가올 6G 시대의 지능형 인프라는 데이터센터, 엣지 클라우드, 온디바이스 AI 등이 하나의 아키텍처 하에서 통합 제어(오케스트레이션) 돼야 한다. 망 구조 자체에 AI 워크로드가 원활하게 반영돼야 하는데 한국은 이러한 분산 처리 아키텍처 설계와 운용 경험 자체가 여전히 부족하다.

◇사회= 기술적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정책적으로는 어떠한 지원과 접근이 필요한가.

◇장경희= 지능이 흐르려면 튼튼한 네트워크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최근 AI에만 투자가 집중되며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에릭슨 전시관의 수익화(Monetization) 모델을 보면 B2B 비즈니스인데 결국 우리도 SA 환경에서 이러한 실증을 충분히 거쳐야만 6G 시대로 넘어갈 때 기술적 마찰 없이 진화가 이뤄진다. 5G SA를 활성화하고 AI 네이티브 네트워크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적이고 과감한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손승현= 정책적 차원에서 네트워크 인프라의 보안과 신뢰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AI가 쾌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라면 네트워크는 고속도로와 같다. 도로 기반이 부실하거나 보안이 뚫리면 시스템 전체가 마비된다. 진정한 AI 3대 강국이 되려면 국민과 산업계가 '믿고 쓸 수 있는 연결성'에 정책의 핵심 가치를 둬야 한다. 초저지연, 고신뢰를 담보하는 네트워크 보안이야말로 6G 상용화의 선결 조건이다.

◇홍진배= 정부는 6G RU부터 네트워크 파운데이션, AI랜까지 6G 전체 스펙트럼에 걸친 R&D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통신사들이 B2B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 통신사들은 여전히 B2C 비즈니스에만 편중되어 있다. 국가 R&D를 통해 개발된 최신 기술을 사업자들이 현장에 선제적으로 도입(Deploy)하고 비즈니스를 개척해야만 그 경험이 다시 R&D로 피드백된다. 이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통신 사업자에게 남겨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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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6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곽영수 이노와이어리스 대표.

◇사회= 최근 산업계의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AI에 집중되면서 '통신 소외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건전한 산업 생태계 방향에서 통신망이 왜 중요하며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가.

◇홍진배= AI 모델이 두뇌, AI 반도체가 심장이라면, 네트워크는 온몸을 연결하는 신경망이다. 피지컬 AI가 됐건 데이터센터가 됐건 이를 하나로 엮어내는 통신망은 국가의 인프라 주권 문제와 직결된다. 소버린 AI는 AI 모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가 결합된 한 세트로 묶여야 온전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네트워크가 AI 연산의 엣지 컴퓨팅 역할을 하면서 AI RAN도 중요해졌다. 엔비디아가 GPU 기반 AI 기지국을 선보이고 퀄컴이 NPU 칩셋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도 AI RAN 주도권 선점을 위한 글로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는 방증이다.

◇장경희= 온디바이스 AI도 결국 네트워크가 붙어야만 지속적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단말기부터 기지국, 집중국사까지 각 도메인별로 지능이 이동해야 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거대 AI 워크로드를 어떻게 끊김 없이 주고받을 것인가를 고려할 때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손승현= 최근 제기되는 통신 소외론은 정부의 정책적 소외라기보다 통신사업자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다. 당장의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에서 큰 수익이 보이지 않자 투자를 소극적으로 한 측면이 있다. AI 자율 네트워크의 본질은 생산성은 높이고 비용은 대폭 낮추는 데 있다. 통신사들 스스로가 자율망을 구축하고 피지컬AI, 에이전틱AI 측면에서 새로운 B2B 비즈니스를 발굴해 수익화하는 노력에 역점을 둬야 한다.

◇곽영수= 과거 5G 시장 초기에는 통신 품질이나 속도 외에 고객에게 소구할 만한 새로운 가치가 부족해 통신사들의 투자 의지가 꺾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6G 시대에는 일상에 스며든 보편적 AI가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확실하게 창출해 낼 것이기 때문에, 통신사들 스스로 역할을 재정립하고 AI 랜 등 핵심 인프라 투자에 강한 동기를 부여받게 될 것이다.

◇손승현= 글로벌 통신사들이 6G를 받아들이게 된 이유도 과거처럼 네트워크의 '속도'나 '성능' 수치에 매몰되지 않고 명확한 '기능(Function)' 중심의 청사진을 제시받았기 때문이다. 인프라의 새로운 기능을 통해 어떤 수익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지 계산이 명확해지면서 사업자들도 자연스럽게 6G에 다가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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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6 'AI G3 도약, 네트워크 혁신이 이끈다' 좌담회가 지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렸다.

◇사회= 마지막으로 정책 당국 및 산업계에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홍진배= 6G 시계가 빨리진 것은 한국 네트워크 산업에 있어 거대한 기회다. 정부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약 4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차세대 통신 R&D를 진행 중이다. 올해 말 6G 비전 페스트 행사를 개최해 우리가 개발한 프리-6G 코어 기술의 결과물을 전세계에 미리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전시성 이벤트를 넘어 한국 이동통신 기술의경쟁 우위를 입증하고 AI RAN의 잠재력을 글로벌에 선보이는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

◇손승현= 올해 10월에 3GPP의 핵심 표준 작업반인 RAN 국제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한다. 우리가 그동안 확보한 우수 기술을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명확히 각인시키고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 자체 개발한 소버린 AI 역량과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력을 결합한 'K-풀패키지' 전략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더 이상 주저하거나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K-풀패키지 준비를 위해 민관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MWC특별취재팀(바르셀로나)=박지성 부장(팀장), 정용철·박준호 기자 사진=김민수 기자 jungyc@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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