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안성진 전산학부 교수팀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권위자인 캐나다의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 함께 'KAIST-밀라(MILA) 프리프론탈 AI 연구센터'를 원내 설립했다고 4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2024년도 해외우수연구기관 협력허브구축사업' 일환이다. 안성진 교수팀은 지난 7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총 27억원 지원을 받게 된다. 센터는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중심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는 딥러닝 분야 창시자 중 한 명으로, 현대 AI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안성진 교수팀과 이번 협력은 요슈아 벤지오 교수의 몬트리올 학습 알고리즘 연구소(MILA)와 KAIST의 AI 연구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기술 발전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핵심은 인간 고위인지 능력을 모방하는 '시스템2' AI 기술 개발이다. 시스템2는 데니얼 카네만의 듀얼프로세스 이론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직관적이고 빠른 인지를 담당하는 '시스템1'과 달리, 수학적 논리 추론 같이 복잡하고 순차적인 사고 과정을 담당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과정은 주로 뇌 전두엽에서 이뤄지며, 계획·판단·추론 등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관리한다. 거대언어모델(LLM)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딥러닝 기술은 이런 고위인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전두엽이 담당하는 고위인지 기능을 AI에 통합하는 '프리프론탈 AI'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 기술 확보가 목표다.
또 이번 연구에는 홍승훈 KAIST 교수와 안성수 포스텍 교수도 공동 연구진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홍승훈 교수는 시스템2 메타 학습 알고리즘을 연구하며, 안성수 교수는 시스템2 기능을 '과학을 위한 AI' 응용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성진 교수는 “요슈아 벤지오 교수와의 협력은 차세대 AI 기술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 연구로 인간 전두엽이 수행하는 고위인지 기능을 모방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센터 설립을 통해 KAIST는 국제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기관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