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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칩 선도기업 엔비디아가 미국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대한 소환장을 받았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 외 반도체 기업들도 소환장을 받음에 따라 반도체 지수는 5000 아래로 뚝 떨어졌다.

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법무부(DOJ)가 엔비디아를 포함해 여러 칩 제조업체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대한 소환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소환장은 수신자에게 증거 제출이나 출석을 명령하는 공식적인 문서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DOJ가 수신자에게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요청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환장 송부를 통해 법무부 조사가 '정식 고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봤다.

소식통에 따르면, 반독점 당국은 엔비디아가 다른 공급 업체로 전환하기 어렵게 만들고, 자사의 AI칩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구매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점을 들어 조사를 펼치고 있다.

앞서 2분기 실적 발표 후 한 차례 폭락을 맞았던 엔비디아 주가는 반독점 위반 조사 소식으로 한 번 더 출렁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53% 하락한 108달러로 마감했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인텔은 8.8% 하락한 20.10달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96% 하락한 88.58달러, AMD는 7.82% 하락한 136.94달러, 퀄컴은 6.88% 하락한 163.24달러, 브로드컴은 6.16% 하락한 152.79달러 등으로 마쳤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75% 급락해 4759를 기록했다. 시장 약세 속에서 AI 거품론까지 다시 불거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 외에 알파벳(구글)은 3.94% 하락한 158.61달러, 애플은 2.72% 하락한 222.77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1.85% 하락한 409.44달러, 메타는 1.83% 하락한 511.76달러, 테슬라는 1.64% 하락한 210.60달러, 아마존은 1.26% 하락한 176.25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이번 소환장 소식으로 직격탄을 맞은 엔비디아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매출이 분기마다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한 때 칩을 선도했던 인텔을 앞지른 엔비디아는 AI 붐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이후 규제 기관의 집중 감시의 대상이 됐다.

DOJ는 최근 엔비디아가 인수한 런AI(RunAI)를 통해 AI 컴퓨팅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이 엔비디아 칩에서 다른 칩으로의 전환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엔비디아가 자사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거나, 완전한 시스템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우선 공급 및 특별가격을 제공하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