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할 때 작성하는 전입신고서에서 무심코 '우편물 전입지 전송 서비스'를 신청했다가 인지 못했던 수수료 결제 안내 문자를 통보받았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행정복지센터에서 유상서비스 안내 문구가 없는 전입신고서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개정된 전입신고서 역시 실제 부과되는 수수료 안내가 미흡해 연간 수억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행 전입신고서에는 우정사업본부가 제공하는 '우편물 전입지 전송 서비스'가 기본 서식에 포함돼 있다. 전입·전출 시 이전 주소지로 배달되는 우편물을 이사한 주소지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전입자가 우체국에 별도 신청하고 성명·주소·전화번호를 제공해야 했으나, 주민편의 향상 취지에서 행전안전부-우정사업본부 협의를 통해 전입신고서에 기본 첨부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해당 서비스가 동일권역 내에서는 무료 3개월, 이후 3개월 연장시 마다 인당 4000원 전송 수수료를 받는다. 타 권역으로 이동했을 경우에는 인당 7000원, 법인은 7만원을 3개월마다 매번 부과한다.
하지만 수수료 관련 내용 안내가 부실해 서비스 자체를 무료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담당 공무원이 민원인 대신 신청했다가 이후 비용이 부과되자 항의를 받기도 했다. 개정된 전입신고서에도 서비스 상세 비용에 대한 설명은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주소지 정보가 금융기관 등에 원천적으로 변경되지 않는 문제가 있고, 무료서비스 종료 후 서비스를 연장하지 않으면 우편물 분실, 정보 누락,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으로 우정사업본부가 얻는 수수료는 연간 8억~1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서비스 제공에 드는 원가가 더 높아 우정사업본부 입장에서도 달가운 사업은 아니다. 공공성 측면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진행 중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가 유사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관 형태 우정사업본부가 서민들 대상으로 유료로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일부 업체는 고객이 이사 주소지를 등록하면 일괄 변경 조치를 대행해주는 '주소변경'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해당 서비스는 고객에게 요금을 받지 않는다. 무상 서비스에 대한 안내도 병행됐다면 굳이 유사한 기능의 유료 서비스에 행정력과 자금이 낭비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전입신고자의 편의를 위해 분리돼 있던 신청서를 하나로 합친 것인데, 비용 부과에 대한 내용은 우정사업본부 소관이라 인지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추후 전입신고서 양식 변경 시 부가 서비스에 대한 요금안내를 명시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