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이어 KB까지…손보업계 '백내장 진단비' 특약 확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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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이티이미뱅크

메리츠화재에 이어 KB손해보험도 백내장 진단비 특약을 출시했다. 백내장에 대한 실손보험 지급 기준이 과거보다 강화된 상황에서 틈새를 노린 상품이 보험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이달 일부 건강보험 상품에 200만원 한도 백내장 진단비 특약을 신규 탑재했다. 앞서 지난 6월엔 메리츠화재가 눈편한 안과질환 보장보험을 출시하면서, 같은 한도로 백내장 진단비를 보장하는 눈 치료비 특약을 출시한 바 있다.

업계는 해당 특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보험업계 경계 대상으로 여겨졌던 백내장 질병 관련 상품을 대형사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간 백내장은 보험사 손해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간주됐다. 보험사로부터 실손보험금을 대거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과잉진료가 원인이었다. 예컨대 수술이 불필요한 경미한 백내장 환자에게 고가 수술을 유도해 병원과 브로커가 보험금을 편취하는 식이다.

당시엔 백내장 수술이 모두 '입원 치료'로 인정돼 실손보험금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한도(5000만원)가 높았다. 다만 2022년 백내장 수술을 모두 입원 치료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실손보험금 지급이 대폭 줄어든 상태다.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지난 2021년 4692억원, 2022년 3415억원에 이어 지난해 156억원까지 감소했다. 수술을 통원 치료(통상 20~25만원 한도)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면서 보험금 누수를 막은 모습이다.

다만 입·통원 판단을 둘러싼 보험사와 가입자간 분쟁, 선량한 소비자 피해는 여전히 우려로 남아 있다. 실제 환자가 지출한 치료비에 비해 보험금이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와 KB손보는 도덕적 해이와 분쟁 소지를 줄이고, 가입자에 대한 보장을 보완하기 위해 백내장 진단비 특약을 출시했다. 해당 특약은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백내장으로 진단받았을 때 보험금이 지급된다.

통원 치료로 판단될 경우 적게 지급되는 실손보험금을 진단비 특약으로 보완할 수 있어, 과도한 보험금 누수를 방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최근 시장 수요를 반영해 백내장 진단비 특약을 출시하게 됐다”며 “진단비만을 보장하기에 수술로 인한 분쟁이나 도덕적 해이 소지도 적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엔 흥국화재가 6090 청춘보험에 백내장 진단비를 50만원 한도로 탑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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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B손해보험 8월 소식지 발췌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