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25만원지원금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처리를 강행했다. 방송4법을 두고 대치를 이어왔던 여야는 두 법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다시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1일 본회의를 열고 25만원지원금법과 노란봉투법 처리를 시도했다. 먼저 상정된 25만원지원금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 1명당 25~35만원의 지역사랑 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도급 노동자의 파업 대상을 원청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 조항을 삭제하는 등 노동조합 활동 범위를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나 플랫폼노동자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담았다.
야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해당 법안의 처리를 강행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뒤 재표결을 거쳐 폐기됐다. 이후 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 다시 노란봉투법을 당론을 확정하고 재처리를 추진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법안'임을 강조하며 여당의 동의를 구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은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내수를 위한 경제 정책”이라며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소상공인을 비롯한 민생위기극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란봉투법은 헌법이 정한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민생법안”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지연을 위한 무제한 토론)를 선택했다. 5박 6일 동안 진행했던 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지 이틀 만이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 보장법'으로, 25만원지원금법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노사 분쟁·파업으로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가장 큰 피해는 일자리를 위협받는 근로자와 미래세대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3조원의 현금을 살포하면 물가·금리는 더 불안해지고 민생 고통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법안은 야당의 의지대로 통과될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가 제출된 뒤 24시간이 지난 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통해 강제로 필리버스터를 종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25만원지원금법과 노란봉투법은 각각 2일과 3일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한 탓에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 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