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와 에스크로 계약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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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자 25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 관련 고객들이 환불 요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정부가 커머스 플랫폼에 유입된 정산자금을 분리해 따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에 대한 사후 대책의 일환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에 묶인 미정산 금액은 약 1700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정산을 위해 유입된 자금은 정산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회사와 에스크로 계약 체결을 유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정산 자금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협력사, 판매사, 소비자의 피해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다.

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부처는 이날부터 합동 조사반을 꾸리고 티몬 정산지연 사태 긴급 현장점검·조사에 돌입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지난 2일간 티몬·위메프 관련 2000여건이 넘는 상담 접수가 이뤄졌다. 환불 방법 등을 중심으로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합동조사반은 위메프 및 티몬에 입점해 정산지연 규모, 판매자 이탈현황, 이용자 환불 요청 및 지급 상황 등을 실시간 확인한다. 양사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 및 사용계획을 점검하고 자금 조달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전자상거래법상 대금환불 의무, 서비스 공급계약 이행의무 등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유관기관은 대금환불 의무, 서비스 공급계약 이행의무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판매자에 대한 판매대금 미정산 현황을 정확히 조사하는 한편, 위메프와 티몬 측에 책임있는 자세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여행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피해가 가장 우려되고 있는 만큼 여행업계에서 계약이행에 적극 임해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피해 접수는 이날부터 시작됐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 및 판매자가 신속히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금감원에 민원접수 전담창구를 25일부터 설치·운영한다. 상품권 및 여행상품 등 결제에 관련된 신용카드회사 등에서도 고객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공정위는 환불 지연·거절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구제 및 분쟁조정 지원을 위해 한국소비자원에 전담팀도 운영한다. 집단분쟁조정을 준비해 착수하는 한편, 추후 상황을 감안하여 민사소송도 적극 지원한다.

전자금융업자 정산 주기 관련 금융당국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율협약 등으로 법 시행 전에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번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에 선불충전금 부분은 제도개선이 돼서 예치금 형태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이번 티몬 사태로 사각지대 등이 있는지 다시한번 살피고, 개선방안과 관련된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