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란에 백지 꺼내든 방송국…“손글씨로 일기예보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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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란으로 날씨 예보 그래픽을 만들 수 없게 되자, 수기로 작성한 표로 예보를 하는 KRCR7 소속 기상캐스터. 사진=엑스(@PrestonDonion) 캡처

지난 주말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한 방송국은 이날 서비스 장애로 그래픽을 제공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손으로 그린 그림을 내걸고 기상 예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20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은 계열사인 KRCR 역시 MS발 IT 대란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KRCR7 소속 기상캐스터인 프레스턴 도니언은 서비스 장애가 나타난 19일 밤 일을 하던 중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당황했다. 날씨 그래픽을 만들 요소도 마찬가지였다.

도니언 캐스터는 미리 예보를 작성해 놨지만, 이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그래픽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프로듀서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빠졌다.

처음에는 태블릿PC인 아이패드에 화면을 공유해 예측 데이터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결국 도니언 캐스터는 커다란 종이에 펜으로 지도를 그리고 숫자를 적어 전달하기로 했다. 또한 메모장 애플리케이션에 적어 둔 차트를 공유해 7일간의 예보를 무사히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트리니티 카운티는 조금 작게 그려졌고 모독 카운티는 네모진 모양이 되기는 했지만, 시각적인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컴퓨터 기술 없이 시각적으로 보여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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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란으로 날씨 예보 그래픽을 만들 수 없게 되자, 수기로 작성한 표로 예보를 하는 KRCR7 소속 기상캐스터. 사진=엑스(@PrestonDonion) 캡처

그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날씨를 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공유하자, 네티즌들은 “기상학자들이 기상센터에서 종이 지도와 자석을 사용해 예보하던 197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 “이게 기존 방식이지”, “한 달에 한번씩 이 방식으로 예보해달라” 등 반응을 보였다.

CNN 소속 기상학자인 엘리사 라파도 “기상학 학생들은 전선과 폭풍 시스템을 손으로 그리는 법을 배운다. 컴퓨터가 꺼지기 전까지는 다시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기술이었다. (IT 대란이 일어나고 나니) 우리가 기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깨닫게 됐다”면서 그의 대처를 칭찬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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