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탈착' 도입 추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 공정 기술 전환에 나섰다. 웨이퍼 휨을 방지하기 위한 신기술 도입이 골자로, 차세대 HBM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 전환에 따른 소재 및 장비 공급망 변화도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HBM용 웨이퍼 탈착(디본딩) 공정을 레이저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협력사와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웨이퍼 디본딩은 공정 중 얇아진 웨이퍼를 휘지 않게 부착한 임시 웨이퍼(글래스 소재 캐리어 웨이퍼)를 분리하는 작업이다.

웨이퍼 디본딩은 블레이드(칼날)라 불리는 부품을 통해 진행됐다.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메인 웨이퍼와 캐리어 웨이퍼를 접착제로 붙였다 칼날로 떼어낸다고 해서 메카니컬 디본딩이라고 불린다.

HBM 경우 12단·16단처럼 적층 수가 늘면서 웨이퍼가 보다 얇아져 칼날로 분리하는 데 한계에 직면했다. 30마이크로미터(㎛)보다 웨이퍼가 얇아져 훼손이 우려돼서다. 회로를 새기기 위한 식각·연마·배선 등 공정 수가 늘고, 초고온 환경에 따른 새로운 접착제가 필요한 것도 양사가 기존 메카니컬 방식 대신 레이저를 쓰려는 이유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극한 공정 환경에 대응해 보다 강력한 접착제가 필요해졌고, 이를 메카니컬 방식으로는 떼어낼 수 없어 레이저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메인 웨이퍼와 캐리어 웨이퍼를 분리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엑시머 레이저와 자외선(UV) 레이저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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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 서포팅 시스템(WSS) 중 캐리어 웨이퍼 접착(본딩)과 탈착(디본딩) 과정 개념도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레이저 디본딩은 HBM4 16단부터 도입이 유력하다. HBM4는 적층한 D램 메모리 가장 하단에 시스템 반도체 기반 '베이스 다이'가 적용되는데, 보다 미세한 공정과 얇은 웨이퍼가 필요한 만큼 레이저 방식이 적합한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퍼 디본딩 기술 전환은 우선 HBM을 위한 포석이지만, 다른 메모리나 시스템 반도체 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공정 전환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레이저 적용 시 관련 소재·장비 공급망 변화도 불가피하다. 기존 메카니컬 방식은 일본 도쿄일렉트론(TEL)과 독일 수스마이크테크가 1·2위업체로 시장 장악하고 있다. 레이저 방식은 보다 많은 장비업체가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 주도권 쟁탈전에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시장 참전을 대비하고 있다.

웨이퍼 디본딩 접착제는 미국 3M과 일본 신에츠화학, 닛산화학, TOK 등 이 주로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기존 메카니컬 대신 레이저 방식에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접착 소재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레이저 디본딩에 대응해 소재·장비 업체가 새로운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해 성능 평가 등 활발한 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삼성과 SK가 어떤 소재·장비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공급망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