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 서울대동물병원장 “동물용 의약품 많이 나와야…수의사 처방엔 직구 열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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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장)

“현재 동물용 의약품은 사람용 의약품을 소분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용 의약품이 만들어져서 반려동물 종에 맞는 처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서경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장)는 국내 동물용 의약품 시장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사람용이나 동물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소분해서 처방하는데, 정제알약 1개를 4분의 1로 쪼개도 그 안에 든 약 성분이 모두 4분의 1로 같지는 않다”면서 “러프한 척도는 될 수 있어도 정확한 양을 계산하지 못하지만 궁여지책으로 대부분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동물용에 맞는 의약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동물용으로 만들어진 의약품은 약효도 확신할 수 있고, 먹이기도 편리하며 조제 과정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동물용 의약품 관심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됐다. 대웅제약이 '대웅펫'을 자회사로 편입해 간담도 치료제 'UDCA정' 등을 출시했다. 유한양행은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제다큐어'를, 동국제약은 반려견 치주질환 치료제 '케니돌 정'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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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동물들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아파도 발견이 늦다”면서 “사람은 조기 치료 성공률이 높지만 반려동물은 병원에 오면 이미 진행이 많이 된 경우로 성견이 된 이후에 1년에 1번 정도 검진하면 질병을 미리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령견은 6개월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제안했다.

제약사가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의약품보다는 반려동물 유산균·비타민·항산화제 같은 영양제 시장이 더 크다.

서 교수는 “반려동물 영양제나 사료는 허가 조건이나 표기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섞었는지 잘 모른다”면서 “오랫동안 약품을 생산해 온 회사인지, 믿을만한 연구소가 있는 회사에서 만든 것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는 해외에서 사용하는 동물용 의약품이 수입되지 않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흔하게 쓰이는 고양이 진통제가 한국에선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고양이들은 치료받을 때 고통을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블랙마켓에서 약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동물용으로 승인받은 약은 국내에서 수의사가 처방하면 그 약에 한해 직구나 희귀약품센터 등을 통해 약을 구매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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