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美 시높시스-앤시스 M&A 심사…“반도체 설계 경쟁 제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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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 설계 및 분석 흐름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툴 기업 '시높시스'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 강자 '앤시스' 간 인수합병(M&A) 심사에 착수했다. 반도체 칩 설계·분석 시장 경쟁 제한 여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12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시높시스로부터 350억달러(약 45조9000억원)에 달하는 앤시스 주식 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를 접수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시높시스는 전 세계 EDA분야 SW 시장 점유율이 30~35%에 이르고 AMD, 인텔, 삼성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 미국 앤시스는 엔비디아, 퀄컴 등에 시뮬레이션·분석 SW를 공급 중이며, 제품에는 반도체 칩 성능이 고객의 수요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를 물리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하는 SW도 포함됐다.

시높시스와 앤시스가 공급하는 각 SW가 상호 경쟁관계에 있는지 또는 보완 관계에 있는지에 따라 본 건 기업결합이 수평결합인지 또는 혼합결합인지가 결정된다. 이는 추후 신고회사로부터 각 사가 취급하는 SW에 대한 세부 자료를 제출받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기업결합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해외 경쟁 당국들도 면밀하게 심사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기업결합이 반도체 칩 설계 및 분석 시장에서 SW 간 상호운용성 방해 등을 통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거나 혁신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등을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밀하게 심사하겠다”면서 “심사 과정에서 해외 경쟁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국내외 경쟁사 및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도 적극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