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라인사태·경제협력 논의”..한중 “FTA·공급망 협력 재개”

우리나라가 일본, 중국과 경제·통상·디지털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한·일·중 3국이 한데 모인 것은 무려 4년5개월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리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한·중, 한·일 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한일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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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를 마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가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국내 기업인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며,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의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양국 간에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 불변이라는 원칙하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번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어디까지나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 보라는 요구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일 정부 간에 초기 단계부터 이 문제를 잘 소통하면서 협력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기시다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일본 정부가 행정지도를 통해 사실상 네이버에게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라고 요구했다는 논란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작년 말 해킹 사건을 이유로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일본 라인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7월 1일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한일 간 경제 협력 교류 방안도 논의됐다. 양측은 우선 내달 중순 새롭게 출범하는 한일수소협력대화를 통해 수소 관련 표준과 수소 에너지 규격, 정책 분야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다음달 중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간 한일자원협력대화를 신설하고 핵심 광물 등의 공급망 위기 대응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중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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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 뒤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앞서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선 내년 10주년을 맞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경제통상 협력을 논의했다. 중국 내 우리 기업에 대한 우호적 투자 환경 조성과 공급망 협력, 인적 문화교류 촉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양국 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 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창 총리는 시진핑 주석 안부 인사를 전한 뒤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

회담에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8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추진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개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중 FTA는 그동안 추진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 특히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FTA 수석대표회의를 6월 초 열어 한중 FTA 후속 협상의 동력을 다시 살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고위급 협의체인 '한중 외교안보대화'도 신설했다. 고위급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다. 외교부에서는 차관이, 국방부에서는 국장급 고위 관료가 들어간다.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상무부 간 대화체인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를 출범,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 창구를 맡도록 할 예정이다. 2011년 이후 13년째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도 재개한다. 이 위원회는 한국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 간 장관급 협의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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